출근길
아침에 일어나면 어린이집 가방을 챙기고 전날의 어수선함을 정리하고 출근 준비를 하던 루틴에서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입을 벌리고 있는 식기세척기를 정리하는 것이다.
며칠 전 식기세척기를 구매했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줄게'와 같은 로맨틱한 말은 하지 않을 남편이지만, 먼저 식기세척기를 사자고 했다.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전부터 구매하자는 이야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돈들이기 싫어 거절했다. 그러다 친구 집에 식기세척기가 있는 걸 발견하고 후기를 물었다. '추천'이라고 하는 친구의 말에 구매를 결정, 지난 주말 싱크대 옆에 자리 잡았다.
“식세기 있어서 시간 많이 버는 것 같아?” 재차 묻는 남편, 뿌듯한가 보다. 나 역시 달달한 말은 못 하는 성격인지라, "돈이 좋긴 좋네"라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