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아티스트가 있다. '프렐류드'다. 내가 '프렐류드'를 처음 알게 된 건 2014년 12월의 어느 날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 중이던 천 원의 행복을 통해 공연을 보게 되었고 반해버렸다. 당시, 공연이 끝나고 구매했던 CD가 우리 집 어딘가에 있다. 남자 친구였던 남편에게 선물했었는데 결혼 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요즘은 CD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기에 수납장 안에서 잠들어 있지만, 지니뮤직을 통해 프렐류드의 곡들을 종종 듣고 있다. '겨울' '눈',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곡들이 많다. 겨울이면 생각나 출퇴근길에 듣는데, 솔직히 재즈라서 책을 읽으면서 듣기에는 템포가 맞지 않는다.
프렐류드의 여러 곡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듣는 건 국악인 전영랑과 함께한 '태평가'다. 필요에 의해서 자주 듣게 된다. 마음의 평점심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하나~ 속상한 일이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회사일로, 집안일로 이런저런 일들로 속이 상할 때면 종종 듣는다. 오늘도 환승하는 길에 들으면서 출근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집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프렐류드의 음악을 듣고 싶다. 근데, 이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틀은 노래가 아이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꺼달라고 한다. 대신, 뽀로로나 동요를 틀어달라고 한다. 아마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 프렐류드의 연주를 들으며 케이크를 먹기보다는, 뽀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뭐, 어떤가. 아이가 즐거우면 나도 즐거워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