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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월드 Sep 30. 2024

악귀

퇴치록.

어제 내 하루를 괜찮게 보낸 뒤 상당히 뿌듯하게 잤는데 해리포터 틀어 놓고 대행복 꿈나라로 빠져 들었는데,

기상하면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두구둑후

결혼한 것도 까먹은 동갑 사촌의 베이비 자랑.

나는 나를 키우는 것도 띠다 죽겄는디 뭐 이리 빠릿하게 살아 가십니까들?

지금 나는 애시키 같은 (남)동갑사촌이 무려 애가 있다고 자랑하는 걸 부러워하고 있는 게

결코 아니다.

내 꿈이 가정주부였던 적은 없기에.

다만 그놈의 일반적, 통상적, 평범성이라는 발작 버튼이 눌리는 것이다.

이 버튼은 뇌관과 직통으로 닿아 있어 나의 뇌관은 잘도 열린다.

해서 난 이 버튼을 악귀라 칭한다.

버튼으로부터 뇌관을 잘 간수하고자 열릴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해 동갑사촌의 깨톡 아이디따위는 내 친구목록에 없는데

큰엄마의 존재를 간과했다.

그렇다..그녀는 어제 생일이었다. (건강하세요!)


특별함, 영어로는 유니크함.

이런 것들이 각광받던 청소년기에 꿈을 꾸라고~ 꾸라고 해서 특별한 어른의 삶을 열라게 꿈꿔왔는데 어째 가는 길이 을씨년스럽다.

기꺼이 내던진 보통의 삶이 제법 무게 나간다는 걸 P인간은 또 꿈뻑꿈뻑 인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종착지를 수정하진 않는다.

굼뜬 나는 뚝심이 있다.

이왕 을씨년스러운 김에 아싸리 느릿느릿  꾸며 갈까?

심심하게 풀 떼기도 심고 현란하게 색도 입히고 카페인 잊지 말고 수혈해주면서 P 주파수 맞춰 호쾌하게

망해도 뭐 지루하진 않을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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