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고백
경호원이 첫눈에 반한 선임 경호관의 동창.
경호대상의 주치의를 맡은 그녀와 수행과정에서 종종 마주치게 된다.
사주경계의 공적임무는 빈틈이 없고 사심을 파고든 틈은 주체할 수 없이 커진다.
사랑은 공사를 구분해서 오지 않는 법.
첫눈에 그들은 알았다.
사랑하게 됐고 재앙인 것을.
S# 대학병원 / 밤
수술을 마치고 교수실로 온 이재.
가운을 벗고 재킷을 입는데 눈에 들어온 쇼핑백.
안에 든 코트를 꺼낸다.
커다란 검정 코트 안쪽 주머니에 들어 있는 종이를 꺼내 펼쳐보는 이재의 표정이 복잡하다.
CU. 운칠기삼을 형상화한 그림.
<과거회상/ 언젠가 자신이 장난스레 끄적여 건넷던 것>
종이를 다시 코트 안자락에 넣고 핸드폰 들어 어딘가로 전화 건다.
S# 경호처 앞 + 언덕길 / 밤
이재, 건물 입구에 서 있다.
밖으로 나오는 경호원, 입구에 등을 보이고 선 여자를 봤다. 반응해오는 심장을 억누르느라 돌같은 발을 떼며 한 발짝씩 그녀를 향한다.
돌아보는 이재에 그 모든 수고가 순간에 허물어지고.
이재 (손에 든 쇼핑백을 건넨다)
현수 (받아 들고) 아
이재 돌려준다는 핑계로 왔는데 딱 10분만
뺏을게요
이재가 손으로 가리키는 언덕 길을 따라 현수 시선이 가면
이재 저기까지 걸어요 괜찮죠?
미소를 머금은 현수의 끄덕임. 나란히 걷는 두 사람.
현수, 몸에 밴 듯이 이재의 보폭에 맞춰 걷는다.
현수 퇴근이 늦으시네요
이재 수술이 있었어요
현수 (끄덕임 후 정적)
이재 더 물을 건 없어요?
현수 (보면)
이재 난 되게 많던데. 일단 아까 김승규한테
전화하고서 당황한게 아직 경호원님 이름
모르는 거 알아요?
현수 (웃는다) 그러네요. 강현수입니다
이재 오 어울린다 (발음해 본다)강현수
현수 저는 이름 알아요
이재 그러니까 (선임의 친구다) 나이도 알 거고 뭐
이렇게 일방적이예요
현수 그게 궁금한 거예요?
이재 두 개 더 있는데 난이도가 좀 올라가니까
천천히 걸을게요
천천히 나란히, 걷는 현수와 이재.
이재 코트 안주머니에 내가 준 종이가 들어 있는
이유
현수 (당황했다)
이재 이름도 모르는 경호원을 불러달라고 했을 때
선임이 주저 없이 불러준 이유랑 같은 거라고
생각되는데
현수 (표정도 얼고 입도 얼었다)
이재 (그런 현수 보고서 미소) 벌써 그럼 곤란한데
다음 질문은 더 어려울 거라서
더 느려진 걸음. 긴장한 현수.
이재 두번째 질문. 음 (두번째 질문은 이재 역시
긴장되는 듯하다)
지금 대답 못한 이유가 경호원 아닌 강현수로
살 여유가 없어서일까요?
아예 멈춰선 걸음. 마주 선 두 사람.
현수의 대답을 기다리는 이재도 현수도 숨죽였다.
현수 그건 (뭔가 말을 하려는데 안 나오고)
이재, 그런 현수에게서 이미 답을 들었다.
이재 땡! 10분 지났어요
소리에 얼음이던 현수, 이재와 눈을 맞추면.
이재, 예쁘게 웃는다.
이재 때로는 대답을 못하는 걸로 답을 대신하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