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포문
수업을 하는 중에 눈이 침침하니 눈알이 시큰하다.
아무도 덥다하지 않았지만 과도한 난방 탓을 하며 난방을 꺼도 학생들 한명 한명이 시야에서 흔들거린다.
젠장, 오늘 화장 잘 됐는데.
수업을 끝내고 끼고 있던 렌즈를 포기하고 급히 마스크를 착용한다.
코로나 3년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중요 부위를 내놓은 사람 마냥 어색했는데 이젠 쓰면 환자 같다.
텐션이 급격히 떨어지고 렌즈 뺀 눈에서 눈물이 마스크에 숨겨둔 코에선 콧물이 나는 게 병원을 안 가봐도 알겠다.
이 지나친 피로, 이 지나친 시련.
감기일 것을.
날이 지독히도 추워졌다.
어제의 퇴근길 택시 안에선 갑자기 몰아친 눈에 의한 온갖 살벌한 뉴스가 들려 왔고
새해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희망찬 새해를 위해 날씨는 응당 좋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었나 보다.
우산 없이 도보 1분 거리를 보행하는 동안 눈사람이 된 나를 내려다 보며 얀작없이 눈폭탄을 투척하는 것이다.
감히 날씨를 전제하지 마라 인간아.
공강이 끝나고 3시간을 더 떠드니 3년 정도 더 늙은 것 같은 기분이 지독한 감기임에 틀림없다.
기운이 난다. 감기기운!
올해의 포문은 골골대며 열어보겠노라 다짐한다.
+감기기운빨 받아 조신하게 강의실 문을 열고 마지막 타임을 들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