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남인도 여행 40일---여행 통신 제3호
남인도 여행 통신 백도 바다의 제3호 함피 편입니다.
우선 벵갈루루에서 함피(호스 펫) 들어갈 때는 밤 11시 슬리핑 버스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또 함피에서 고아로 갈 때는 SL기차를 탔습니다.
좀 더 나이 들면 하기 힘든 선택일 겁니다.
장장 9~10시간 밤 버스,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기차, 에효!
그 고생스러운 시간들, 물론 자청한 고행의 일정을 소비해야 했던 저의 모습들은
사진으로 보시면 짐작하시고도 남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여기가 어딘가? 인도니까 당근이지!! 하면서...
슬리핑 버스의 고통은 역시 쉬~ 문제!
밤 11시에 출발하고 한 시간 남짓 달리고 휴게소에 정차, 짜내듯 볼일을 봤지만
밤인데 에어컨은 왜 트는지 추워서 덜덜,
새벽 4시쯤 도저히 못 참아 대한의 남아의 용기로 씩씩하게 버스기사실을 노크합니다.
새끼손가락 펼쳐 보입니다.(슬리빙 버스에서는 이 신호가 아이 햅터 피!!라는 표시)
그 큰 버스를 세웁니다, 다른 승객들은 자느라 안 내리고(차장 시끼도 빈방? 에서 곤히 잠듬)
기사와 둘이서 노상 방뇨, 기사는 원님 덕에 나팔 불었습니다?...
고아 편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호스펫에서 고아 가는 낮 기차라도 여간 고역이 아니더군요
밤 기차면 잠이나 들지요. 새벽에 출발하여 낮동안 달리는 기차는 정말 더 곤욕이더군요.
바깥 풍경도 점점 싫증 나고, 책 읽는 것도 눈이 아파 스톱, 스마트폰은 먹통, 통로를 다니는 장사치들은
짜이, 아이스크림, 과일, 도시락 등을 파느라 얼마나 크게 소리 지르고 다니는지요.
여기는 기차 속이 아니라 시장 골목보다 더 심한 곳이더군요.
알아들을 수 없는 인도어로 떠뜨니 더욱 힘들어지더군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 또한 내가 플랜 한 일정이니까요...
그래요!!! 남인도 40일이 그리 호락호락하리라 생각은 안 했습니다만.....
여기는 인도니까.. 참고 또 참고 인내해야지요. 인내심 테스트하러 인도에 왔다? 맞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나를 흔드는 것들에 대해, 어려움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
그것 마저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며 지낸 화려한 시간들입니다.
벵갈루르에서 호스펫 슬리핑 버스 타는 이야기와,
호스펫에서 고아 가는 SL 기차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이제 함피입니다.
한때 남인도를 호령했던 비자야 나가르 왕조의 수도였던 함피는
현재는 과거 그 영화를 찾아볼 수 없도록 폐허가 된 슬픈 바위산 투성이 돌무덤 같은 도시입니다.
이 자체가 워낙 생소하다 보니 이탈리아 여행가 디콘티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풍경>이라고 했습니다.
15세기쯤 100만 명의 군사를 기지고 있을 정도의 부곡, 비자야 나가르 왕조를 북인도 이슬람 3개국의 협공으로 무참히 파괴하고 약탈했던 곳,. 함피,
그래서 슬픈 함피, 신들이 사는 함피,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풍경이라고 명명합니다.
남아있는 풍경들이 어쩌면 현 세계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가상의 공간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남인도 여행에서는 꼭 함피를 방문하는 이유입니다.
남인도 여행자의 천국 함피....
들어가고 나오기가 힘들어서 더욱 매력적인 함피...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있기에 기운을 차리고
40일 남인도를 헤매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함피에서 고아로 가는 기차에서 적습니다.
칠정회원 여러분, 진정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