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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Dec 02. 2016

고향생각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詩--2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詩-----②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 날(5,5), 어버이날(5,8), 입양의 날(5,11), 스승의 날(5,15), 세계 가정의 날(5,15), 성년의 날(5,18), 5.18 민주화 기념일, 세계인의 날(5,20), 부부의 날(5,21), 부처님 오신 날(5,25)  그 외 근로자, 발명, 방재, 바다의 날, 5월은 기념일이 참 많기도 하였습니다.

 5월 월례 조회 때 사장님이 일 년 열두 달 중 5월만큼은 가정을 우선 생각하며 살자고 말씀하신 대목이 생각납니다. 5월의 마지막 주에 즈음하여 직원 여러분들은 효심 가득한 아들 , 딸이었으며, 자애로운 부모와 배려하는 배우자의 역할을 성심성의껏 하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일전에 어머니를 전화로만 뵈었습니다. **에 계시는 어머니, 한 시간 이면 찾아 뵐 수 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 찾아뵙고 가정의 달, 5월이 속수무책 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쇠약해지시는 어머니가 더 걱정이지만 항상 아들 생각뿐이더군요.  

태풍 후 폭염처럼  이른 더위가 많이 덥기도 합니다만 그윽한 늦은 오후의 한적한 봄 햇살은 부처님의 미소처럼 자비롭고 따뜻한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봄인지 여름인지... 나른하게 졸리는 오후입니다.

 

어머니 손바닥만한 텃밭에 핀 꽃, 주렁주렁 우리 형제들 같다.

  고 향 생 각

        

팔순도 중반을 넘으신

**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전화드렸다

이런 말씀 저런 당부 하시다가 밥은

제대로 챙겨 먹느냐 물으신다

홀로 계신 어머니가 나는 더 걱정이지만

전화통 가득 아들이다 배고픈 차에 어머니가

끓인 된장찌개가 무척 먹고 싶다고 하니

어머니는 된장찌개를 뽀글뽀글 끓여

전기 줄에 매달아 ##로 보낸다고 하신다

난 정전이 되면 낭패니까

새봄 뭉게구름에 두둥실 실어 보내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는다

퇴근할 때쯤엔 머리서부터 허기가 지고

배에서는 고향 생각난다.

 


**답글**

     
김 * *

과장님~~

보내주신 시를 읽으니~

오늘 저녁은~

부모님께 전화 한 통 꼭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감사합니다^^

 

김** 총무팀장

5월 월례회의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말일을 준비하는 게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요즘 들어 더욱더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가는듯합니다.

그래서 놓치고 마는 일들이 많은듯합니다.

과장님 덕에 오늘은 친정엄마께도 시 어르신들께도 전화 한 통 넣어야겠습니다. 

과장님 이번 주도 행복한 한 주되세요^^

 

이 **

과장님, 시가 너무 정겹고 좋아요...

'ㅡ'b

 

추 @ @

좋은 시 감사합니다..^^

 

이 # #

어머니 뵈러 빨리 다녀오세요.

전 너무나 엄한 아버지가 너무나 싫고 미웠습니다.

어떤 때는 차라리 아버지가 안 계시는 게 집안이 더 평화로울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커서 돈을 벌고 자립을 하게 되면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 무슨 일이 닥칠까 걱정입니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니까요.

평생 세 딸들 공부시키는 걸 낙으로 삼고

일밖에 모르고 사신 부모님이셨거든요.

팔순을 바라보는 연세인지라 얼마를 더 볼 수 있을까

10년, 20년....?

어제도 애들 데리고 하얀 집 오리구이 사가지고 가서

점심 먹고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 반가운 거

제가 드리는 용돈 얼마

모두 숨김없이 고맙다, 고맙다 자꾸만 표현을 하시는데

저는 그게 아버지가 힘 빠져서 하시는 말씀인 거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예전엔 용돈을 드려도

됐다 너부터 집안 일궈라 하셨는데

이제는 받아 적어라. 계좌번호 부르시는 아버지....

일만 해서 투박한 손

늘 씻어도 검게 때 낀 듯한 아버지 손과

내려앉은 엄마의 허리가 그래서 이제는 저보다 더 작아진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네요.

한 가지 소원만 남았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계셔달라고.....

7월에 모시고 여행 갈 거니까 시간 비워두시라 했는데

자꾸만 우리끼리만 다녀오라 손사례를 치십니다.

돈 많이 든다고 걱정도 하시고요.

손주들한테는 마음이 약해지시니

아버지 돌아가시고도 우리 애들한테

외할아버지하고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시라고

그건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과장님도 어머니 모시고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자꾸 미루시면 후회하셔요.^^

 

백도바다

이 # #님 답글을 읽고 코등이 시큰해집니다.

필력의 내공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이번 답글을 읽고 뭉클할 수 있다는 거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혹시 수필이나 소설 시 쪽으로 등단하신 거 아닌지요?

솔직히 고백 바랍니다.

 

이 # #

아이고 아니에요.

라디오에 두어 번 보내서

이것저것 받아본 경험밖에...

짭짤했어요.ㅋㅋ

과장님 시를 보니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특히 마지막 두 줄은 너무 좋은데요....

 

서 ^ ^ 예산팀장

자식은 부모한테는 늘 불효자인 거 같습니다.

어머니 아니 엄마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지만....

늘 마음만 가득합니다.

오늘은 과장님처럼 안부 전화 한 통 드려야겠습니다.

옛말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아무리 정성을 다한들 부모님 마음을 따라갈 수가 있을까요??

그래도 오늘이 가기 전에 전화 한 통 드려야겠네요.

5월이 가기 전에 전화할 수 있는 시 한 편과 메시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5월도 행복한 나날 되세요

 

안 & &

과장님,

미소 짓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출장에서 들어왔거든요.

어머님께서도 유머가 가득이시네요.^^

 

        
윤 0 0

좋은 시 덕분에 효도할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그럼 멋진 하루 보내세요.

 

강 ! !

과장님~~

어제 보내주신 시를 이제야 읽었습니다.

며칠 전 <부록 또는 불혹>이라는 시도 너무 좋아서 남편에게 보여주고

서로 공감했는데,

또 한 번 마음이 찡해지면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권 & & 사장

과장님^^
우리 회시엔 과장님이 계시기에 모두가 행복합니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글은 쓴다는 것은 작업이고 노동이라 생각됩니다. 하물며 직원들을 위해 한 편의 시와 진솔한 마음이 깃든 미셀러니는 더욱 가슴을 두드립니다.

오늘 오후에도 한적한 봄 햇살이 부처님의 미소처럼 모든 직원들에게 자비로움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향생각-- 과장님 연세 15년 전, 막 불혹(부록)이 되시는 때, 하늘 아래 첫 동네  **에 계신 어머니가 정성으로 끓이신 된장찌개가 전기 줄을 타고 ##에 도착해서 아주 맛있게 잡수셨을 것을 생각하면 저 또한 우리 엄마 생각에 가슴이 아려 옵니다.

아흔 연세에 손수 반죽해서 홍두깨로 밀은 칼국수 끓인다고 주말에 꼭 오라고 하시던

우리 엄마가 내 뱃속에서도 고향 생각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miscellany:논리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보다는 개인적인 일상이나 감정을 소재로 쓰는 수필.

*경수필: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일들에 대한 감상이나 견해를 가볍게 쓴 수필. 가볍고 감성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정서적이고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험이나 희로애락의 감정을 제재로 삼는다.

*중수필:무겁고 이성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회적. 역사적 통찰이나 비평과 같은 진지한 내용을 제재로 삼고 쓴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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