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by 김재완

노모의 병환보다 염려스러운 건

남겨질 병원비


시야를 흐리게 하는 노안보다 갑갑한 건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의 노후.


눈치 없이 돌아오는 생일보다 답답한 건

염치없이 불어나는 마이너스 통장 잔고


연봉 동결보다 익숙한

주책없이 상승하는 물가와 학원비


못난 임원 앞에서는 눈치를,

잘난 후배들 옆에서 염치를 챙겨도

애매한 자리에 놓인 나의 너저분한 책상.


진상 손님보다 반갑지 않은 건

건물주의 논점이 없는 안부 전화


알람보다 심장을 놀라게 하는 건

경쾌한 민원인의 발자국 소리


무엇보다 가장 공포스러운 건

이 모든 걸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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