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썬 라이즈
타오르는 육체의 에너지가 심장으로 스며들어
순간조차 영원으로 기억하게 한다.
서로의 단점과 각자의 가난조차도 낭만으로
치환시켜버리는 마법의 시간이다.
비포 썬 셋
드물게 찾아드는 벅차오름의 순간에도
여물지 않은 이성의 잣대를 끄집어내어 상대를 재단하는
몽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시간이다.
비포 미드나잇
상대를 향한 두근거림에 몸의 이상을 의심해야 하지만,
연애가 증발한 자리엔 생활을 함께 헤쳐나간 진득한 사랑이 남았다.
주량은 줄지만 술이 주는 기쁨을 알게 되듯
사랑이 주는 혜택을 알게 되는 시간이다.
사랑은 변한다.
다만 형태가 변하는 것일 뿐,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사랑은 더디게 죽어가는 인간의 한정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이한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