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의 큰 줄기는 세 명의 케이팝 스타가 저승사자로 대변되는 악의 기운으로부터 세상을 지킨다는 것이다. 감독 메기강은 무당의 굿이 이 땅에서 있었던 최초의 콘서트였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에는 한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무속신앙이 단단하게 깔려 있다.
굿=콘서트
굿은 우리 무속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이다. 굿은 귀신이나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의 건강이나 마을로 대표되는 공동체의 평안을 빌었다.
“올 한 해도 우리 마을에 큰 사고 없이 모두들 무탈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굿은 마을 특성마다 형태를 달리 했다.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가 있었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작년처럼 너무 큰 비는 내리지 말게 해 주시고, 재작년처럼 가뭄으로 흉년은 들지 않게 해 주소서.”
어촌에서는 만선과 무사귀환을 비는 대동굿 등이 있었다.
“용왕님! 그저 주시는 대로 거두어 올 작정이니, 우리 마을 배들이 나가 있는 동안은 풍랑을 잠시 거두어 주시옵소서.”
굿은 어제의 갈등을 해결하고 미래의 불운을 막아주며 동시에 지친 오늘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축제의 장이기도 했는데, 현생에 지친 현대인들이 K팝 콘서트를 찾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올 한 해 우리 둘 다 진짜 고생했다.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지만 고생한 자신에게 블핑 콘서트 선물 하자!”
<굿의 주체자= 무당>
최초의 콘서트였던 굿을 주도하는 이는 대부분 여성이고 그들을 무당이라고 불렀다. 무당이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더 영험하다고 알려진 강신무이다.
“아니! 옆집 딸내미가 이유도 없이 저렇게 아픈 거 보니 혹시 신병을 앓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그렇지? 외가 쪽에 용한 무당이 있었다더니.”
신병은 무병이라고도 하는데 정신적 육체적 증세를 동반하며 내림굿을 받기 전까지는 고통이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신병에 걸리면 무당이 되기 위한 운명이라고 여겨지며 내림굿을 치르고 무당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강신무는 굿을 할 때 신의 말을 직접 전하며 신단을 모신다.
두 번째 방법은 세습무라고 하여, 글자 그대로 가족으로부터 그 신분과 직능을 물려받는 것이다.
“무당 팔자 사납다고 해도 다 사는 거 거기서 거기여. 이만한 게 또 없어. 너도 그냥 딴생각 말고 이 길로 가.”
세습무들은 굿을 하긴 하지만 신단을 설치하지도 않고, 굿을 하는 도중 신탁을 내리는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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