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오랑 Jan 26. 2024

아! 뭐든 배울걸!

나는야. 알바 배우?!

연기자들은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예전엔 많이 와닿지 않는 말이었는데
연기를 계속하다 보니까 생각하게 된다.
사실 판수 캐릭터(영화 '말모이')는
어렸을 적 이웃이었던
목공소 아저씨를 많이 참고한 것인데
'이때 써먹어야지'하고 기억은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기억을 떠올려 연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럴 때 경험이 중요하구나 싶다.
 
밋밋하게 온실에서 자라기보다는
여러 경험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배우 유해진-



알바몬, 알바천국. 


한 때 카카오톡보다 많이 사용한 어플이다. 배우 초기엔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려면 필연적으로 알바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스스로에게 '알바 배우'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다녔다. 


배우로만 먹고살 수 있는 구조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러지 못하니) 나 포함 대부분의 배우는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하는 처지다. 


왜 투잡, 쓰리잡을 하느냐고?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할 수가 없다. 언제 오디션을 볼지 모르고 언제 공연이나 촬영 날짜가 잡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매번 하루 이틀 단기로 할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투잡, 쓰리잡, 포잡이 된다. 


(참고로 2023년 10월에만 총 4가지 일을 했다. 공연행사 1건, 공연 2건, 강의 2건, 알바 1건)

2023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中


아무튼 덕분에 배우 이외에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예술 강사, 무대 크루(스텝), 무대 조명 보조, 무대 음향 보조, 호텔 서빙, 청원경찰, 주차 보조 요원, 행사 보조, 장애인 활동지원사, 노가다, 배달 등 할 수 있는 알바는 거의 다 했다. 


지금은 이런 것들이 경험이고 자산이지만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난 배우인데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생각이 이러니 알바는 곧 고통이고 짜증이었다. 몸은 몸대로 힘들고 마음은 마음대로 힘들었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되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배우는 일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알바를 통해 경험하는 '직업'들이 배우로서 소중한 자산인데 난 그때 미처 알지 못했다.



참으로 미련한 20대 청년이었다. 


 



궁금하거나 고민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이전 07화 네? 통장이 압류됐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