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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오랑 Feb 13. 2024

주변에서 연예인 하래요

끼 있는 배우의 거만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능'이
곧 능력 그 자체라고 믿어버립니다.
하지만
사실은 끝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재능을 키우는 것이지요
-심리학자 캐럴 드웩-


학창 시절. 


난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안 띄지도 않은 학생이었다. 사실 눈에 띄는 학생에 가깝긴 했다. 친구들 웃기는 좋아하고 노래, 춤도 좋아하고 체육도 좋아했으니 띄래야 없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가정환경 때문에 우울한 날이 많아서 그랬지 제법 활발한 학생이었다. 말도 재미있게 하고 노래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서 난 여러모로 끼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당시) 극'I'였던 난 이를 크게 발산하지 못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품은 배우라는 꿈을 혼자 조용히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며 살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기가 두려웠다. 

행여나


"니가? 너 같은 애가 무슨 배우야?"


라는 소리를 들을까 무서웠기 때문이다. 


어쨌든 난 배우가 됐다. 초기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난 배우로서의 감각을 타고났다고 여겼다. 소위 끼가 넘친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잘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다양한 연출님과 배우들을 만나면서 난 그다지 재능도 끼도 센스도 없는 배우임을 알았다. 알았지만 이를 애써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 그냥 부정했다. 


왜? 


재능이 없다고 인정해 버리면 내 꿈이 과자처럼 부서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거만한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 정도는 해. 나를 시기하는구나? 나도 연극영화과 나왔으면 너보단 잘하겠다'


그러면서 함께하는 배우의 연기력을 은근히 깎아내렸다. 그래야 내가 돋보이고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참 어리석고 거만하기 짝이 없는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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