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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S Apr 08. 2024

EP7. 나라별로 또 다른 글로벌기업 문화


오늘은 글로벌 기업을 좀 더 세분화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들의 국적을 보면, 크게 미국, 유럽, 일본 회사, 그리고 기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 이 세 부류의 기업들을  통합해서 우리는 흔히,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글로벌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를 얘기할 때 여러분도 글로벌 기업 출신인데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글로벌 기업 내에서도 이 세부 세그먼트 간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 기업들에서 모두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이들 간의 차이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소비재와 뷰티 산업에 국한되었다는 한계를 먼저 말씀드리고, 의사 결정하는 스타일과 직장 내 인간관계 중에 제일 중요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  두 주제만 놓고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3개 나라 중에서 미국 기업들이 의사 결정 단계도 심플하고 최종 결정까지 스피드가 가장 빠릅니다. 한국 존슨이나 에스티 로더 경험을 되살리면 예상보다 본사에 워커홀릭류 사람들도 많았고 일을 아시아 사람들 못지 않게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본사 분들은 회의 나  1:1 면담에도  변함없이 너무 친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현지인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실적을 가장 중시하고 숫자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던 과정, 피치못할 사정 같은 것은 수용하지 않습니다. 


두 얼굴을 가진 것 처럼 너무 친절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매우 냉정합니다. 10년 넘게 같이 일하던 직원들을 한 방에 날리면서 감정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유럽 회사들은 주로 프랑스 회사가 많은데요. 특히 뷰티 산업에서는 대표적인 회사가 로레알과 그리고 아벤느 같은 더마 코스메틱 회사들입니다. 프랑스 본사 분들도 일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그들의 많은 휴가, 특히 여름 휴가는 한 달이 기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나 제품을 긴급으로 받고 싶으면 그들이 여름  휴가로 1달, 다녀와서 적응하는데 1-2주를 헤매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합니다. 이 부러운 문화 때문에 무슨 요청만 하면 예측한 리드 타임 대비 2-3배의 시간이 걸리다는 답이 왔던 것 같습니다. 


상사와의 관계는 이 분들은 짜증을 자주 내고 본인 생각에 일을 잘 못 처리했다고 생각하면 화를 자주 내고 흥분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반전은 또 오랫동안 같이 일한 세월이 쌓이고 근본적인 신뢰가 있다면, 우리의 <의리>, <정> 같은 것이 가끔 보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하면 해결해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 회사는 상사와의 관계가 우리나라 보다 더 격식을 서로 갖추는 분위기입니다. 위로 올라갈 수로 더 심한 것 같습니다. 회식하는 경우, 자기 상사가 식당에 도착하지  않으면 외투도 벗지 않고 음료수 하나 먹지 않습니다. 


성실함과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꼼꼼함은 배울만 한 자세이자 전반적인 문화입니다.


의사 결정의 속도와 방식에 저는 정말 힘들었는데요. 이 문제점은 여러 책에서도 지적을 많이 하고 있는 객관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슈입니다. 의사 결정할 때 ‘리스크’를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야 빠른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대체로 절대 위험을  혼자 혹은 특정 부서가 떠 안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는 회사내의 거의 모든 부서와 협의와 합의를 하고 최종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이럴 경우, 결과가 안 좋았을 때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팀이나 개인에게 100%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부작용, 타이밍을 놓쳐서 엄청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이런 의사 결정에 대한 특성 때문에 시세이도는 시간을 끌다가 페이스 샵 인수를 LG 생활건강에 빼앗겼고, 반도체나 자동차도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갖다 바친 꼴이 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필자가 현장에서 본 교훈은 ‘잘못된 결정이 차라리 늦은 결정보다 낫다’는 것 입니다. 잘 못한 결정으로 인한 실패는 원인 파악을 하고 다음 번에는 이를 개선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늦은 결정은 기회를 놓쳐서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실패도 하지만 의사 결정하지 않고 계속 미루는 상사를 바라보는 실무진, 애 태우는 직원들의 실망감과 좌절은 심각한 수준이 됩니다. 당연히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퇴사를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 입니다. 

직장 내의 인간관계는 문화적 배경이나 개인의 취향 따라 많이 다른 면이 있듯이 글로벌 기업내에서도 이렇게 세그먼트별로 다릅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교류와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큰 흐름으로 많은 유사성을 찾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만큼 글로벌 기업에 합류하는 문턱은 많이 낮아진 셈입니다.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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