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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Oct 28. 2018

배우자와 친해지는 시간 (#2)

시간부자 115화

배우자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다. 필자는 [시간부자 22화 - 배우자와 친해지는 시간] 편에서 좋은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은 산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산책은 집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서로의 손을 잡게 하고,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게 만든다. 그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은 상상 이상으로 높아지며, 알지 못했던 배우자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게 된다.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끊임없이 서로에 대해 알려고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편에서 필자는 배우자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는, 그래서 더 친해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20대 중반의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미래에 하고 싶은 게 너무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꿈은 남들이 들었을 때 허황된 것이었지만 나는 그의 꿈을 지지해주었고 그는 이후부터 나에게 자신의 꿈에 대해 하나둘씩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여덟번째 만남을 가진 어느날 그에게 물었다.


"지금의 꿈들을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도 얘기하나요?

"아니요, 머나먼 꿈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사귄지 2년이 넘은 여자친구보다 고작 여덟번의 만남을 가진 내가 그의 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나는 그에게 두가지를 주문했다. 하나는 꿈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자세히 얘기해보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자친구의 꿈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뒤에 말을 덧붙였다.


"왠지 오글거릴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아홉번째 만남을 가졌다. 그가 먼저 나에게 얘기를 꺼냈다.


"여자친구에게 10년 후의 꿈에 대해 자세히 물었더니 10년 후에도 이렇게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고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대답이 나올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그의 여자친구도 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상을 살아가다보니 꿈을 잊고 지내는게 그저 익숙해져버린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고 그녀는 진지하게 그의 꿈에 대해 경청했다. 한참 후 그녀도 꿈에 대해 그에게 하나둘씩 고백하기 시작했다.


오글거릴 줄만 알았던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어느새 꿈에 대한 대화에 빠져들어 그 주제로만 얘기하는 데 3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그는 전했다.



바로 이것이 배우자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고 그래서 서로가 더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바꿔 표현하면,


서로의 꿈을 공유하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눈 앞에 있는 배우자를 전부 다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과거부터 현재의 순간까지 살아온 지난 날의 모습일 뿐이다. 꿈은 미래의 모습이다. 당신은 그것 또한 다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생각이 자주 바뀌듯 꿈 또한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수시로 변한다면 자주 묻고 확인해야만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꿈에 대해 자주 묻거나 말하지 않는다. 


오글거리기 때문이다.


오글거린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꿈을 말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익숙하지 않게 되고 결국 오글거림이라는 감옥 안에 꿈은 갖히게 된다. 그만큼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2년을 만난 애인보다 몇번의 얼굴만 본 낯선 사람에게 마음 속 꿈을 얘기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익숙해질 수 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사소한 것 하나부터 삶의 거대한 목표까지도 모두 다 얘기하고 있는 배우자의 모습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때 알게 될 것이다. 배우자에게서 꿈을 듣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말이다.


그 이유는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배우자가 근본적인 행복을 느끼고 있는 표정을 볼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꿈은 삶을 이끄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이것은 꿈이 근본적인 행복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말해준다. 꿈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언젠가 이루고 싶은 근본적인 행복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게 되면 이미 이루어진 순간을 가정하고 말하는 것이기에 간접적으로나마 그 행복감을 느껴볼 수 있다. 즉 배우자의 꿈을 들어준다는 것은 배우자에게 근본적인 행복감을 안겨주는 것과 같다. 


두번째는 배우자의 꿈은 배우자의 미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모습이 중요할까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미래의 꿈이야말로 현재의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래에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것은 현재는 그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꿈이 배우자의 근본적인 행복이라 한다면, 배우자의 꿈을 들어보는 것은 현재 배우자의 근본적인 결핍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서로의 꿈을 공유하는 것...그것은 서로의 결핍을 알고 그것을 행복으로 채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가 끊임없이 꿈을 이야기하고 들어줘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다보면 서로가 같은 결핍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직장에서 당신의 동료가 당신과 같은 결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그 동료와 결속력이 강해졌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것은 부부사이에도 적용이 된다. 


서로가 같은 결점이 있다면 혹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또한 같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바꿔서 표현하면...


서로의 꿈이 같다는 말이 된다.


꿈이 같을 때 생각지도 못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 꿈이 같다는 것은 근본적인 행복감이 같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속력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고, 더 많이 대화하게 하며 결국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이것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어진다. 


'삶'이라는 경기에 참가해야 하는 '부부'는 하나의 팀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것 만큼 단결된 하나의 팀을 만드는 방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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