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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Dec 30. 2018

크리스마스의 시간이 우울한 이유

시간부자 135화

크리스마스가 되면 보통 가족들과 연인들과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크리스마스는 1년중 가장 로맨틱하고 웃음꽃이 피고 행복이 넘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다들 바삐 일정을 잡은 탓에 레스토랑은 예약이 넘치고, 비행기 가격은 하늘로 솟구치고, 쇼핑몰은 발 디딜틈이 없다. SNS에는 신나는 파티의 순간들이 즐비하고, 받은 선물 자랑에 정신이 없다. 그러다 문득 나를 돌아보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주변의 행복을 보며 나의 외로움, 한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래서 스스로 위안을 한다. 


'특별한 날이라고 특별한 것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그냥 언제나처럼 밥 잘 챙겨먹고, 재밌는 거 보고 아무일 없이 별탈없이 하루를 보냈으면 그게 행복인거니까...' 


그러나 여전히 재밌는 일정속에 있는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내가 공허하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들과 부대끼다보면 행복도 슬픔도 상대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한 지 1년이 넘어갈 무렵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두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우리를 위한 크리스마스가 아닌 오로지 다른 누군가를 위한 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어떨가'


라고 말이다. 그러자 한 해 동안 여러모로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그들중에는 평소에 말 한마디 해본 적없는 사람들도 포함돼있었다. 


친하지 않은, 소통이 없던,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기분은 참 묘했다. 설레기도 했지만, 우려가 되기도 했다. 나의 베풂을 상대가 부담스러워 하진 않을까, 오지랖으로 여기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러나 그 우려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되었을 때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을 한 명씩 찾아 다니며 선물을 주는 순간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너무도 기뻐하는 표정이 처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표정을 보는 것이 신기하게도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결국 나는 더욱더 행복한 기분으로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줄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날 25일이 돼서도 그 마음은 이어졌다. 최근 힘들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친구의 소식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고 본지도 오래돼서 만나면 어색하지 않을까의 우려는 제껴버린 채, 무작정 연락을 해서 친구를 찾아갔다. 그리고 종일 함께 옆에 있어줬다. 친구는 내가 알고 있던 소식보다도 더 힘들게 살고 있어 마음이 아팠지만, 친구의 고통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너무도 느껴져서 그것이 무척이나 나의 기분을 그리고 친구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또 하루가 훌쩍 지나있었다. 24일, 25일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쓰고, 돈을 쓰다보니 정작 나를 위해 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외롭지 않았다. 우울하지 않았다. 상대적인 박탈감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알 수 없는 무언가 마음속에 꽉 찬 느낌만이 가득했다.



상대가 나에게 잘해주길 바라며 기다리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내가 상대를 잘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를 준다.

그러나 내가 직접 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면 그런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삶을 인생에 맡겨버리는 순간 행운은 언제나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삶을 내가 책임지는 순간 행운은 직접 나서서 찾으면 되는 것이 된다.


크리스마스의 마스코트 산타 할아버지...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며 행복을 바라는 우리...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물은 언제나 그렇듯 모두에게 돌아가진 못한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행복해하지만,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은 슬픔에 빠진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나의 크리스마스를 산타에게 맡겼기에 그런 것이다. 나의 기분을 결정할 권리를 산타가 아닌 내가 갖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시 말해서 내가 직접 산타가 되면 모든게 달라진다. 내가 나의 기분을 결정할 수 있고, 사람들의 기분마저 이끌어 갈 수 있으며, 그렇게 하루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즉 내가 크리스마스 모두를 주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당신이 우울해지는 이유를 당신은 남들보다 받지 못해서 또는 한 것이 없어서라고 생각하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당신의 행복의 결정권을 산타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직접 산타가 되면 된다. 그러면 남들의 행복을 보면서 슬퍼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들의 행복을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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