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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투자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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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정재연 Nov 22. 2020

투자단상(斷想)_2020. 11. 22.

인간의 의지로 만든 인간의 의존성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이랜드그룹이 절반 가량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전산망 장애로 물건을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많이 변하긴 변했구나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2017년 KT화재로 통신장애가 발생하면서 영등포 일대 결제가 마비되는 일도 그렇고 말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전통시장이 이런 사건이 생기면 문을 닫아야 하나.'라는 고민만으로도 세상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다행히 전통시장에서는 거스름돈이 마련되어 있고 외상이라는 수단이 있기에 인간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기는 하다.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의지까지는 그 수단이 지폐든 카드든 모바일페이든 똑같은데, 1차원적으로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주기만 하던 과거와 다르게 2, 3차원적으로 소비자는 볼 수 없는 어떤 곳을 거쳐가고 있다. 인간이 무엇인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환하게 불을 켜는 인간의 의지에서 양초에 불을 붙이느냐 형광등 스위치를 누르는 것의 차이랄까. 요즘에는 심지어 AI스피커에게 불을 켜달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인간이 무한정 편하고 싶다면 다른 것들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아닐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의 의지로 만든 인간의 의존성, 참 아이러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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