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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정재연 May 21. 2021

투자단상(斷想)_2021. 5. 21.

어항 속의 인간들

구피들한테 먹이를 주다 보니 문뜩 생각이 든다. 이 구피들에게 나란 존재는 무엇일까? 이 작은 어항 안에서 구피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먹이를 기다리는 것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며 이상한 상상 하나를 해본다.


'인간들이 어항 속의 구피라면 먹이를 주는 건 신이 아닐까?'


이어서 구피들에게 먹이를 줬을 때의 기억을 돌이켜봤다.


구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전등을 켠다. 그러면 잠에서 깨어있지 않은 구피들이 대부분이몇몇만 깨어있다. 내가 시간이 바빠서 그 상태에서도 그냥 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미리 깨어있던 구피들이 먹이를 거의 독차지한다.


날이 밝고 먹이를 주러 가면 구피들이 서로 먹겠다고 한쪽으로 몰려든다. 대부분이 몰려오지만 간혹 눈치없이 다른 곳에서 딴짓 하는 구피들도 있다. 나는 주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구피들에게 먹이를 주는데 그러다보니 딴짓 하는 구피들은 조금밖에 먹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씩은 비어있는 곳에 주기도 한다. 그러면 아무리 내쪽으로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해도 허탕을 치게 된다. 오히려 게으른 구피들이 더 많이 먹기도 한다.


구피들의 신이 되어 보니 세상사가 이해가 된다.


늘 깨어있어야 기회를 잡는다는 것,

노력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운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것,

그리고 그 행운은 신이 결정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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