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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E Jun 09. 2019

01 :: 처음의 설렘(10)

TOKYO in 2015

TOKYO, 2015.11.08 

숙소 -> 긴자 -> 신주쿠 -> 시부야 -> 숙소           


여행자 마인드

“어떤 상황이든 마이너스 일 수가 없다”          


 이날은 비가 내렸다. 평소 비가 오는 것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비 오면 손에 들고 있는 짐도 많아지고, 신발도 젖을 것이며, 옷도 젖는다. 지저분한 것 딱 질색인 본인에게 쥐약과도 같은 날씨인 셈이다.



 나는 비 많이 오기로 유명한, 런던에서 1여년의 생활을 했다하더라도 비오는 상황에 여전히 익숙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을의 도쿄에서 가을비를 맞으니 이상하게도 새롭게 다가왔다. 설레기까지 했다. 내가 미친 것일까? 여지껏 도쿄에서 맑은 날만 계속 보다 비오는 날을 마주하니 이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져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 내 곁에서 이 빗길을 함께 걷고 이 분위기를 나누고 있는 언니와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 졌던 숙소에서 지하철 역 가는 길 곳곳마다 한 걸음가다 멈추고, 또 멈춰 비오는 도쿄의 사진을 수 십장 찍어대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비오는 도쿄에 대해 내가 설렐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저 이곳을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자라 가질 수 있는 마인드이지 않았을까 한다. 여행에서의 상황은 그게 플러스 상황이던 마이너스 상황이던 어떤 요소가 다가와도 죄다 괄호로 커버 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리기 마련이기에. 결국, 여행에서 마이너스란 애초에 기대 할 수 조차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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