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17일차 - 남다른 기분

퇴근길 콧노래가 나오네요

by 인상사

회사생활 13년차

퇴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번째 회사이기에 퇴사도 네번째다.


앞전의 퇴사는 자진퇴사 였거나 경영악화로 팀원이 하나둘씩 퇴사하면 자연스럽게 해체되는 권고사직이였다. 첫 번째 퇴사 기억을 떠올리면 첫 직장에서 4년 넘게 다닌 후 퇴사 의사를 어떻게 밝혀야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어떤식으로 말을 해야할까, 처음부터 어떤말을 이어야 할까. 그치만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그때도 퇴사의사를 밝히고 확정된 후에는 잠을 못자고 고민했던 숱한 근심과 걱정들이 한템포 내려갔다는 것이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퇴사는 어떤 사유였던 간에 퇴사 라는 두글자에 온통 머릿속이 꽉 차있었다. 어딘가 불안하고 두려웠고, 걱정이 많았던 심경이 컷다.



이번 네번째 퇴사는 참 마음이 다르다.

미련이 없고, 더는 애쓰지 않아도 되고, 그간 애써 노력해온 것만으로도 손톱 만큼의 작은 성장을 이뤘다. 그렇게 떳떳하게 생각할 정도로 성장한 나를 발견 했으며, 누군가에게 미움을 주기도 했고 누군가로 부터 미움을 받아 보기도 했으며 그 미움을 줄때의 유치한 나를 발견 하기도 했고, 미움을 공격처럼 받아 자존감과 함께 내려간 작아진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 놓여진 나의 모습과, 그 모습을 발견한 나는 자신을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업무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들로 나의 생각 또한 같이 성장 하기도 했으며, 그만큼 체력이 지치기도 했다. 계획한 대로 일이 해결 되어 성과를 이루었을땐 자신감이 붙기도 했었고 잠깐 무엇에 홀린듯 겸손하지 못해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기도 했었다. 노력한만큼 당당하게 연말이 되면 성과를 생색내며 몸값을 올리기도 했으며 잘되지 못 했을땐 좌절의 맛을 보며 어깨가 다시 움츠러 들기도 했었다.



정말 네번째 회사에서는 단맛 쓴맛 짠맛 오만가지 맛을 다 겪어 보았기에 마음이 홀가분 하다.

홀가분 하다라는 의미는 이젠 뒤돌아서보니 안되는걸 계속 잡고 있었던, 아둥바둥 했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보내주는 기분이라서 - 그래서 남다른 기분이라 정의 내린다.



집에와서 저녁을 먹는데 엄마가 그랬다.

" 우리딸이 요즘 콧노래를 다 부르고 행복해 보이네 - 딸이 행복해보이니 엄마도 기분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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