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마음을 담는 사람

아침에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청취자 두 명이서 퀴즈를 맞히는 코너였는데, 대결에서 진 청취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 그는 아내에게 담담하게 얘기했다. 매일 밖에서 일하는 나 때문에 혼자 아이 키우기 힘들 텐데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갈 테니 우리 힘내서 열심히 살자고. 라디오 진행자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울컥하는 듯했다. 나도 화장을 하다 말고 눈물이 났다. 어떤 미사여구로도 꾸미지 않았지만 그 말들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아니 어쩌면 사랑뿐이라는 것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삶이라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벼워지기는커녕 무게를 더해갈 뿐이었다. 더 오랜 시간 삶을 살아왔다고 해서 그 시간만큼 가벼워지는 법은 없었다. 아빠 엄마의 어깨가 조금씩 낮아져 가는 이유였다. 그 무게는 어깨를 짓눌렀다. 당신은 낮아진 어깨로 살아가고, 사랑했다. 우리를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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