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들에 대하여

by 마음을 담는 사람

서로의 곁을 지키며 어느덧 서른이 된 우리는 지난밤, 옛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겼다. 가물거리는 노래 제목을 웅얼거려보다 다 같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우리는 왜 지나간 순간을 떠올리고,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나이를 먹어갈수록 실은, 그만큼 추억의 부피가 커져간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별 탈 없이 하루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도, 결국에는 시간을 붙들게 되는 힘이 생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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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지나가버린 것에 마음을 두며 살아갈까 생각했다.

아마도 아름다움에 머물고 싶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슬픔도 무뎌지고 이런저런 감정들 마저도 다 흐릿해진다. 이상하리만큼 좋았던 것들만 남아있다.

어떻게 그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었지? 만나기만 해 봐라 그때 말하지 못했던 기가 막히는 멘트를 단번에 날려주지.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드라마 같은 우연은 우리에게 쉽게 일어나지도 않을뿐더러- 막상 그 상황이 닥쳐도 어버버버 하다가 바보같이 끝나버리고 말 일이다. 드라마 밖 우리의 인생에는 어떠한 bgm도 흐르지 않으니, 어떤 드라마틱한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생각보다 덜 멋지고, 생각보다 형편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이 잘해주던 것들만 생각나고, 내가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결국에는 나 때문이지- 아 이게 아니지, 하고 고개를 내저어버리는 일들의 반복이랄까. (아, 생각만 해도 지붕이 뚫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마음을 재지 않고 마음을 낭비해 볼 수 있던 때가 그립고, 그때만 가질 수 있었던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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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아름다움을 좇아가는 것이 우리의 평생의 즐거움이자 위로법 일지 모른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때의 장면들, 그때의 나. 이런 것들이야말로 정말 아름답다. 그것은 지나간 시간들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들이기에.

때로는 지긋지긋하다고 느끼는 지금 이 순간도 오늘이 지나면 어제가 되고 그것은 과거가 되고, 우리는 또 어느 시간 귀퉁이 한 장을 접었다, 떼었다 하며 살아가겠지요. 어쩌면 이렇게 반복일까 생각하면서도 시간이란, 지금보다 과거를 붙드는 일이 재미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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