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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담는 사람 Oct 10. 2020

가장 중요한, 당신으로서

사랑하는 언니가 결혼을 했다. 일 때문에 가지는 못했지만, 좋아진 세상 덕분에 실시간 방송으로 함께 했다.

그리고 언니는 새벽부터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실시간으로 화장하고 드레스 입고 이동하는 사진까지 보내왔다.

수많은 친구, 언니들을 웨딩의 길로 보내봤지만, 정신없고 긴장되는 본식 당일에 이렇게 친절하고 여유롭게 연락 오는 신부는 처음이었다. 역시 언니는 언니답다.


결혼을 준비하며 들었던 마음들, 여러 가지 생각을 내게 나누는 언니를 보며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그리고 순간순간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지, 잘 맞을 수 있는 건지 놀라워했다.


첫째 언니의 기쁜 날을 위해 둘째 동생이 곡을 쓰고, 셋째 동생이 노래를 했다. 셋째는 노래 마지막 즈음 결국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리고 다시 눈물을 삼키고, 노래를 끝맺었다.

첫째라는 자리가 주는 책임감, 중압감 같은 것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시간 동안 언니를 무겁게 누르기도 했지만 언니는 또 첫째답게, 언니답게 동생을 향해 웃어 보였다. 언니를 안아주는 엄마 아빠를 토닥였다.

딸로서, 언니로서 열심히 살아온 언니가 이제 새로운 역할로 삶을 시작한다. 누군가의 아내로서, 훗날 누군가의 엄마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자신으로서 더 존중받고 사랑받으며 살아가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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