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중요한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그런데 이런 선택들이 정말 '내' 의지로 이루어진 걸까요? 아니면 뇌와 환경이 미리 정해놓은 대로 움직인 것일까요? 닐 레비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자유 의지와 도덕적 책임의 경계를 깊이 탐구한 학자입니다. 그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와 책임이란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닐 레비는 우리가 믿어온 '완전한 자유 의지'가 사실은 다소 과장된 개념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뇌 과학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뇌가 이미 결정을 내린 뒤에야 우리가 그것을 의식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실험에서,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기로 마음먹기 0.3초 전에 이미 뇌는 그 결정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벤자민 리벳의 연구로, 신경 신호를 측정하여 의사 결정의 시점을 분석한 결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의 선택이 의식적 자각보다 먼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가 버튼을 누르기로 했다"고 느낍니다. 이는 우리의 선택이 의식적인 '나'보다는 뇌의 활동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레비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 의지가 없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행동을 조절하고 통제할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생각해봅시다.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졌더라도, 애초에 술을 마시지 않을 선택권은 있었습니다. 다만 만약 그 사람이 알코올 중독이라면, 그의 책임을 다르게 볼 필요가 있겠죠.
레비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이런 윤리적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뇌 자극 기술은 사람의 의사결정 과정을 바꿀 수 있으며, 이는 자유 의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예측 기술이 개인의 행동을 사전에 판단할 수 있다면, 이는 사생활 침해와 도덕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뇌 자극이나 인지 능력 향상 약물 같은 기술이 대표적이죠. 이런 기술이 과연 공정한지, 또 정말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둔 학생이 뇌 자극 기술로 기억력을 높이려 한다면 어떨까요? 이게 단순히 공부를 잘하려는 노력일까요, 아니면 부정행위일까요? 만약 이러한 기술이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제공되지 않는다면, 이는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뇌 자극 기술이 장기적으로 학습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충동 조절 약물을 처방받은 범죄자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레비는 이런 문제를 다룰 때 기술의 양면성을 모두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기술이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인다면 좋은 일이죠. 하지만 그것이 사람을 통제하거나 불평등을 키우는 데 쓰인다면 문제가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런 기술이 우리의 자유와 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레비의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 논의를 넘어섭니다. 실제로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과 깊이 맞닿아 있죠. 예를 들어,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즉흥적으로 내리는 결정들이 얼마나 뇌의 자동 반응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 반복되는 경로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즉시 화를 내는 반응 등, 이러한 일상적 행동들이 우리의 자유 의지보다 뇌의 기계적인 반응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아침에 내린 결정들 중에서 진정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몇 개나 될까요? 누군가 "그건 네 자유야"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또한 기술이 점점 더 인간의 선택을 돕거나 대신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뇌 자극 기술을 쓴 학생이나 약물 치료를 받은 범죄자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이 바로 신경윤리학이 다루는 핵심 주제입니다.
닐 레비는 자유 의지와 도덕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우리의 삶과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행동을 조절하려는 노력과 그에 따른 책임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과학 기술은 계속 발전하면서 우리의 선택과 윤리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까요? 레비는 쉬운 답을 주는 대신,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그가 우리에게 묻는 것은 이것입니다. "오늘 당신이 내린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웠나요?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나요?" 예를 들어, 오늘 하루 동안 내렸던 결정 중에 외부의 압력이나 상황 때문에 한 선택은 없었나요? 만약 그런 선택이 있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나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이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이 물음을 안고서, 우리는 자유와 윤리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찾아가야 합니다. 그 답을 찾는 여정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