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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Nov 24. 2024

리 맥킨타이어 : 탈진실

 리 맥킨타이어(Lee McIntyre)는 현대를 '탈진실 시대(Post-Truth Era)'로 정의합니다. 이 시대는 진실이 점점 뒤로 밀리고, 감정과 개인적 신념이 여론과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는 시대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진실 대신 감정을 우선시하는 이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진실보다 감정이 우선하는 이유

 맥킨타이어는 사람들이 진실보다 감정을 우선시하는 데에는 심리적, 사회적, 기술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첫째, 인간의 심리적 특성인 확증 편향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에 회의적인 사람은 과학적 데이터를 외면하고, 기후 변화가 조작되었다는 음모론을 믿으려 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편향된 태도가 진실을 멀어지게 만듭니다.


 둘째, 감정적으로 자극적인 정보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생존과 직결된 감정적 신호(두려움, 분노 등)에 강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사실을 차분히 설명하는 데이터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더 주목받고 공유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백신의 효과를 설명하는 연구 자료보다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다"는 개인의 사연이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셋째, 디지털 환경이 감정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조회수와 클릭 수를 중심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내용이 더 우선적으로 노출됩니다. 이는 사람들이 진실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감정 중심의 정보가 진실을 대체하는 환경이 형성되면,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감정 중심의 시대가 초래하는 문제

 감정이 진실을 압도하면, 사회는 심각한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첫 번째 문제는 공론장의 붕괴입니다. 공론장은 진실에 기반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각자의 감정과 신념에만 의존하면, 합리적 대화는 사라지고 감정적 대립만 남게 됩니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갈등을 증폭시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사회적 신뢰의 약화입니다. 진실이 무시되면 과학, 언론, 법 같은 공적 기관도 신뢰를 잃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백신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사실이 무시되면, 대중의 불신이 커져 공중보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생깁니다. 이런 불신은 사회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민주주의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진실과 감정의 균형을 찾아서

감 정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진실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맥킨타이어는 우리가 진실을 다시 중심에 놓고, 감정을 균형 있게 다룰 때 비로소 건강한 공론장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탈진실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진실과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내가 믿는 것은 정말 사실인가? 아니면 내가 믿고 싶은 것일 뿐인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강력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진실이 감정에 밀리지 않도록 노력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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