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항상 신중한 자의 편에 선다."(Chance fights ever on the side of the prudent.)(에우리피데스, <피리투우스> 중에서)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운명을 탓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운명이란 단순한 우연의 연속일 뿐일까요?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회는 항상 신중한 자의 편에 선다."(Chance fights ever on the side of the prudent.)
이 말은 행운이 특별한 이유 없이 아무에게나 찾아온다는 생각과 대비되는 중요한 삶의 원칙을 가르쳐 줍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된 사람만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준비의 핵심이 바로 신중함(prudence)입니다.
신중함은 단순히 조심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이는 미래를 고려하며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신중한 사람은 우연에 기대지 않고, 언제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마치 항해사가 바람의 방향을 예상하고 돛을 미리 조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경제 변화, 기술 발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철저한 준비와 신중한 계획을 통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중함을 ‘실천적 지혜(phronesis)’로 설명했습니다. 인간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지식(episteme)이나 기술적 능력(techne)뿐만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실천적 지혜는 단순한 신중함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을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신중한 사람은 순간적인 감정이나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길을 선택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중함이 덕(virtue)과 결합된 지혜라고 강조합니다. "신중한 사람은 단순히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됩니다. 흔히 신중함을 단순히 실수를 피하기 위한 조심스러운 태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신중함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전략적 사고입니다. 예를 들어, 재정 관리나 경영에서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신중함의 한 예입니다.
르네상스 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신중함을 또 다른 방식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운(fortuna)’과 ‘덕(virtù)’을 구분하며, 운명은 예측할 수 없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키아벨리가 말한 ‘덕(virtù)’은 도덕적 덕목이 아니라, 능력, 판단력, 그리고 기회를 활용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그는 "운명은 반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나머지 반은 통제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즉, 신중한 사람은 운에 기대지 않고 변화 속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갑니다. 마키아벨리에 따르면, 신중한 준비를 갖춘 사람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어내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운명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운명은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신중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마키아벨리의 현실적 신중함, 이 모든 개념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기회는 신중한 사람에게 찾아온다."
지금 당신은 어떤 선택을 앞두고 있나요? 혹은 막연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나요? 신중함은 단순한 조심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고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준비하고, 배우고, 대비하세요. 그러면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