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인류를 인간답게 만들고, 이성은 온화함으로 이끈다. 그러나 편견은 모든 온화한 성향을 말살한다."(Knowledge humanizes mankind, and reason inclines to mildness, but prejudices eradicate every tender disposition.)(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중에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편견에 사로잡혀 행동합니다. 특정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남성이 감정을 드러내면 "약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하면 "과격하다"고 보는 시선도 여전합니다. 이러한 편견은 사고를 제한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몽테스키외(1689~1755)는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정치 사상가로, 『법의 정신』을 저술하여 근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사상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이성을 지닌 존재이며, 이성을 통해 사회 질서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지식은 인류를 인간답게 만든다"는 그의 말은, 인간이 지식을 통해 자연과 사회를 탐구하고 경험을 축적하며, 이를 법과 제도로 발전시켜 문명을 이루어 왔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질병을 신의 저주로 여겼지만, 과학적 탐구를 통해 병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지식은 무지를 몰아내고 인간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습니다.
또한, 이성은 사람들을 온화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온화함(mildness)이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몽테스키외는 온화함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며,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성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법정에서 판사가 감정이 아닌 법과 논리에 따라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감정에 의존하면 복수와 처벌만 남지만, 이성을 바탕으로 하면 공정함과 관용이 자리 잡습니다.
몽테스키외는 인간 사회가 타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편견과 무지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편견이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고, 결국 폭력과 억압을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편견이 비극적인 결과를 낳은 사례는 많습니다. 한때 사람들은 피부색에 따라 지능이나 능력이 다르다고 믿었고, 이러한 편견이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몽테스키외는 또한 절대 군주제가 편견과 무지를 조장할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계몽되지 않은 군주는 특정 계층을 악으로 규정하고 편견을 조장하여 권력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편견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성별, 인종, 지역, 학벌에 대한 편견뿐만 아니라, 확증 편향과 같은 심리적 편향도 사회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려면 자신의 신념이 편견이 아닌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배우고 질문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편견을 깨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또한, 감정이 아니라 논리와 근거에 기반해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내가 저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느꼈을까?"를 고민하는 태도는 더욱 온화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편견을 점검하고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 중 편견이 섞여 있는 것은 없을까요? 편견은 이성적 사고를 가로막아 온화하고 건전한 삶을 망치는 원인이 됩니다. 편견은 우리 마음과 자세를 거칠고 조잡하게 만들며, 결국에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더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