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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May 09. 2020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어색하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려나...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이거 없이는 불편하다.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여태껏 잘 살아왔는데 이젠 안경이 필요하다.


정말 오랜만에 안경을 했다.

미루고 미뤘다. 안경을 쓰기 싫어서... 시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시가 있어서 책을 볼 때마다 눈이 너무 피곤했다. 정말 큰 맘먹고 안경원에 갔다. 시력이 나쁘진 않았지만  난시와 빛 번짐이 심해서 안경을 끼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다.


내가 언제부터 안경을 썼지?


언니가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괜히 언니가 쓰니 멋있어 보이고 이뻐 보였다. 게다가 언니는 공부도 잘해서 어린 마음에 나도 안경을 쓰면 언니처럼 똑똑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언니 몰래 안경 꺼내 쓰고 일부러 눈이 나빠지길 바랐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왜 그랬나 싶지만 그땐 그렇게 안경을 쓰는 게 부러웠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소원대로 시력이 나빠졌다.  '드디어 안경을 쓰는구나!'기쁜 마음으로 안경원에 가서 이쁜 안경테를 고르고 안경을  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고 좋았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잠시였다.  안경 없이 공부하기 불편했고  더운데 안경 쓰니  땀이 더 나고 잠시 안경을 벗으니 얼굴에 자국이 남고  겨울엔 실내와 밖의 온도차 때문에 김이 서렸다.


 영화관을 갔는데 그때서야 안경을 안 가져온 걸 알았을 때도 있었다. 물론 화면이 보이긴 하지만 영화의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그냥 이젠 안경이 없으면 불안했다. 어디 가기 전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안경이었다. 이때서야 안경이 불편하다는 걸 실감했다. 이미 나빠진 눈은 좋아지지 않았다. 좋아지기는 커녕  갈수록 시력이 나빠져갔고 안경알은 압축하지 않으면 쓸 수 없을 정도였다.


제 대학생 되면 화장도 하고 이뻐 보이고 싶으니  무조건 렌즈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역시 안경을 벗으니 살 거 같았다. 근데 왜 이리 렌즈 끼기가 힘든 건지... 연습을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깨끗하게 세척해야 하고 때때로 인공눈물도 넣어줘야 했다.

'뭐지 이거... 안경보다 더 불편하네..'


 그래서  눈도 나쁘면서  수업할 때만 안경을 쓰고 그 외에는 쓰고  다니지 않았다. 잘 보이질 않으니 친구들이 인사를 해도 못 알아보고 그냥 지나친 적이 있어서 오해가 생긴 적도 있었다.


 시력 좋아지는  수술은 왜 없을까?


생기면 진짜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갈수록 좋아졌고 새로운 것들이 매일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웠던 것이 바로  라식수술이었다. 드디어 안경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생각에 무조건 이 수술을 했다.   역시 라식수술을  하니  세상이 이렇게  밝아 보일 수 없었다. 안경 없이  살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다.


렇게 라식수술을 한지 거이 20년이 지났다. 안경 쓰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알기 때문에 나름 눈에 좋은 영양제도 꾸준히 챙겨 먹고 관리했는데 이렇게 다시 눈 상태가 안 좋아졌다. 그래도 안경을 쓰니 눈이 덜 피곤하고 독서할 때도 훨씬 집중이 잘된다. 라식을 해서 이젠 렌즈 사용도 힘들어서 안경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젠 안경과 친해져야 할거 같다. 그래도 꾸준히 눈 관리해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더 신경 써야겠다.



이미지출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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