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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n 03. 2020

정답은 아이에게 있다.

진작 물어볼걸...

코로나로 인해 학교를 못 간 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이젠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기까지 한다. 원래 등교하기로 한 날에 확진자가 갑자기 늘면서 한번 연기됐다가 드디어 오늘  학교에 갔다.

 지금도 역시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 아이를 보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니엘이가 마스크를 잘 쓰고 있긴 하지만 친구들 만나면 좋아서 접촉이 많아질 거라 생각이 들어서 보내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결정을 내리고 보니 당사자에게는 물어보지  않았다.  난 걱정되는  마음이 너무 앞서다 보니  아이가 학교를 가고 싶어 하더라도 설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니엘이가  온라인 수업이 끝나자마자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드디어 내일 학교 가요!! 완전 신나요!! 준비물 다 챙겨야 하니 학원 다녀와서
같이 다이소 가요!!


이렇게 신나 하는 딸에게 안 가는 게 나을 거 같다는 말을 바로 하지는 못했다. 피아노 다녀온 후 니엘이 와 얘기했다.

니엘이가 학교 가서 친구들 만나고 싶은 건 아는데 엄마는 아직도 걱정이 많이 돼서  학교에 가는걸
한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


니엘인 마스크 잘 쓰고 사회적 거리도 지키고 선생님 말씀 잘 듣겠다고 하면서 첫날은 꼭 가고 싶다고 했다.  오늘 가보고 너무 힘들고 답답하면 나에게 얘기하기로 했다. 학교에 가는 건 니엘이니  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제 즐거운 마음으로 등교 준비를 했다. 준비물 챙기고 실내화 사러 다이소에 갔다. 집에 오면서 토스트를 먹으며 얘기하는 니엘이가 들떠보였다.


어제 니엘인  잠이 안 온다며 늦게 잤는데도 오늘 아침에 깨우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서 옷을 입고 가방을 챙겼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얼마 만에 일어난 건지...'

그렇게 깨워도 안 일어나고  밥도 안 먹는다며 투정만 부리던 니엘이는  스스로 다 준비하더니 아침 먹는다고 식탁에 앉았다.' 역시 학생은 학교를 가야 되나 보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를 보니 미소가 지어졌다. 니엘이도 신난 지 아침을 맛있게 먹고 준비를 마치니 8시 반이었다. 니엘이가 오늘은  가장 먼저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9시까지 등교지만 조금  빨리 학교로 갔다. 사물함 사용이 안돼서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학교 갈 때는 가방을 들어줘야 할 거 같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자마자 나에게 가방을 달라고 하더니  손흘들며 학교로 들어갔다.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좀 있으면 집에 오는데 오늘 학교 생활이 어땠는지 물어봐야겠다. 내일도 학교를 간다고 할지 아니면 오늘이 마지막 등교가 될지는 니엘이에게  달렸으니까.


학생이 학교에 가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하루하루 느낀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당연한 일을 감사하면서 오늘을 살아야겠다.  아이가 학교 가는 오늘 참 여러 감정이 교차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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