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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n 10. 2020

엄마, 한 마리가 죽었어요...

딸이 너무 서글프게  운다.

"엄마엄마!" 딸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다. 그러더니 날 보자마자 울기 시작한다.

엄마, 내가 어제 사료도 주고
어항 물도 갈아줬는데 한 마리가 죽었어요.


그러면서 대성통곡한다. 아이가 물고기를 키우고 싶어 해서 엄마가 구피 7마리를 주셨다. 어제 사료를 사고 어항에 물도 갈아주고  7마리 모두에게 이름도 지어주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온 지 3일 만에 한 마리가 죽었다.

니엘이가 느끼는 죽음은 뭘까?


3일간 벌써 물고기와 정이 들었나 보다. 나는 죽은 물고기를 보며  불쌍하다며 우는 니엘이를 안아주며   남은 6마리를 잘 키우자고 했다. 이렇게까지 서글프게  울지는 몰랐다.


그리고 다시 물고기를 보러 가더니 또 "엄마 엄마 "하며 달려온다. 아까 울었던 내 딸은 어디 가고 이젠 활짝 웃고 있다.

엄마! 새끼 3마리가 있어요.
아마도 새끼 낳다가 죽었나 봐요!


이제는 7마리에서 한 마리 죽고 새끼 3마리 총 9마리가 됐다며 너무 행복해한다.


나도 이럴 때가 있었다.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팔았다. 우린 삼 형제라서 병아리 세 마리를 샀다.

서로의 병아리에 이름을 지어서 정성을 다해서 키웠다.  학교에서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병아리에게  사료를  주고 함께 노는 거였다.  세 마리를 데리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동네 친구가  뛰어다니다가 병아리를 못 보고 밟아버렸다. 죽은 병아리를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엄마는 펑펑 우는 나를 달래주시며  병아리를 같이 묻었다. 그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그 이후로는 절대로 병아리를 키우지 않았다.  내가 처음 경험한 죽음이었다.  그래서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를 들으면 이때가 생각이 많이 난다.


니엘이가  매번 애완동물을 사달라고 해서  계속 고민하다가  물고기를 먼저 키우고 있다. 물고기를 잘 키우면 그때 애완동물을 생각해본다고 했다.  

나름 니엘이는  책임감을 가지고 물고기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어항의 물도 갈아주고 사료도 하루에 한 번씩  잘 챙겨주고 있다. 니엘이가 약속을 잘 지키면 그렇게도 원하는 이쁜 강아지를  선물해주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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