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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n 24. 2020

내 입은 죄가 없다.

평생 다이어트하며 살아야 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몸무게 재는 일이다. 단지 숫자일 뿐인데 왜 이리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여전히 싫지만  전보다는 많이  내려놓은 상태다.

승무원을 준비하면서 몸무게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학원 친구들을 보니 다들 말라서 내가 상대적으로 약간 통통해 보였다. 그래서 따로 식단을 하진 않았지만 저녁은 무조건 6시 전에 먹었다. 그래서 그때 남자 친구가  나랑 같이 저녁 먹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적인  떡볶이와 빵을 자제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에미레이트에 입사 후 다양한 국적의 동료들과 비행하다 보니  몸무게에 신경이 덜 쓰였다. 한국에서는 워낙 날씬한 친구들이 많아서 다이어트에 열중했지만 여기서는  아주 지극히 정상인 몸이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워낙 비행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으니 저녁 6시 이후 금식은 절대로 지키기 어려운 일이 돼버렸고 대신 폭식과 야식이 늘었다. 특히 저녁이나 새벽비행이면 기내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워낙 기내식은 고열량이고 디저트 종류도  많았다. 게다가 치즈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비행을 하면서 치즈의 매력에 빠져서 빵도 무조건 치즈와 함께 먹었다.

 매 비행 때마다  이렇게 먹다 보니 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찌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 유니폼이 워낙 편한 스타일이라 그다지 큰 불편함이 없었다. 

이렇게 기내에서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가 기내에서 서비스를 한 후 점프씻 ( 승무원 좌석)에 앉는데  내 살을 감당하지 못하고 벨트의 혹이 떨어져 나가 버렸다.  이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 기내에서 제발 그만 좀 먹자.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먹는 양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에 입사하니 에미레이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마른 승무원들이 태반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마른 몸으로 비행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이곳에 있으니 나는  상대적으로 살이쪄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훈련을 받으면서  유니폼 피팅데이 전까지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다. 유니폼을 나에게 맞춘 게 아니라 내가 유니폼 치수를 정해놓고  내 몸을 만들었다. 다행히도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많이 입는 치수인 4( 44반~55 사이즈)를 입을 수 있었다. 유니폼 자체가 워낙   타이트하다 보니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다. 여기서 근무할 동안은  50킬로를 넘은 적이  없다.

  아마도 이때부터 체중계에 올라가기 싫었던 것 같다. 지금은 5자를 보는 게 일상이지만 그때는 5자를 보면 너무 괴로웠다.  왜 이렇게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지만 그땐 나에게 몸무게가 정말 중요했었나보다.


이렇게 체중을 신경 쓰다가 비행을 그만두니 너무 마음이 편했다. 가리지 않고 마음껏 먹었다. 게다가 신혼생활을 미국에서 시작해서 거의  빵이 주식이 되었다. 다양한  빵과 디저트 종류가 날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다 보니 니엘이를 임신했을 때 69킬로까지 나갔다. 의사에게 조금만 더 체중이 늘면 임신 중독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출산 후 유 수유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지만 비행했을 때 체형으로 돌아가긴 무리수였다. 하지만 제자들이 유니폼 입은 모습을 보니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몸무게로 돌아가 보자는 계획을 나름 아주 철저하게 세웠다. 오후 4시 전에 모든 식사를 다 마쳤고 빵과 떡도 먹지 않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물도 하루에 2L씩 마시고 채소도 매일 먹었다.

오래간만에 앞에 4자를 보고 싶었다.  55킬로로 시작해서 48킬로까지 두 달 만에  7킬로를 감량을 했다.  이 몸무게를 만들기 위해 두 달간은 정말 인내하며 절제했다.


하지만 체중감량은 성공했지만 건강을 잃었다.  날씬해져서 어떤 옷이든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3개월간 생리를 하지 않았다.   워낙 생리주기도 알정 하지 않았고 2개월간 안 한 적이 있어서 괜찮겠지 했었는데 3개월째가 되자 겁이 났다.


 그래서 산부인과에 갔더니 급격한 체중변화가 있으면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지금 체지방 지수가 너무 낮다고 하셨다. 50킬로는 유지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힘들게 뺐는데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다 보니 절제하지 않고 원래 좋아하는 음식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50킬로가 일주일 만에 됐다. 여기서 멈췄어야 는데 그러지 못해서  살이 계속 찌기 시작했다.

  이 꿈의  몸무게 지속기간은 달랑 4개월이었다.  4개월을 유지하기 위해 2개월 동안 힘들게 살을 뺀 게 아닌데 말이다.


다이어트는 정말 평생 해야 하나?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계획으로 해야 한다는  이번 실패로 뼈저리게 느꼈다.  여전히 지금도 빵이 좋고 떡볶이도 좋다. 하지만  고기도 좋아하고 샐러드도  잘 먹는다. 건강을 생각하며 식단관리를 통해서 날씬하고 마른 몸이 아닌 건강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젠 잘 안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며  이 사항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뇌 건강을  위해 좋은 습관 만들기
ㅡ  밀가루  멀리하기 (글루텐프리로  먹기)
ㅡ  달게 먹지 않기 (설탕 안녕)
ㅡ  녹차 마시기 (신경보호작용을 통해 사고능력 보호)
ㅡ  간헐적 단식 (8/16)
ㅡ  운동 꾸준히  하기
ㅡ 핸드폰은  수면 시  무조건  멀리하기
ㅡ  견과류 꾸준히  먹기
ㅡ  영양제  잘  챙겨 먹기
 ㅡ 햇빛과   적어도 15분 이상  함께하기(비타민D)
ㅡ  플라스틱 커버 쓰지 말고  무조건  유리 케이스 이용하기
<출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건강은 정말 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 입은  맛있는 탄수화물을 원하고 있고 먹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럼 그다음 날 폭식으로 이어진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다이어트를 매번 실패한다.

이놈의 입이 문제다.

  솔직히 내 입은 죄가 없다. 뇌가 문제지.
뇌가 시키는 데로 행동한 거뿐이니까.

 그래서 이젠 장기전으로 갈려고 한다.

- 습관을 만들려면 적어도 66일이 필요하니 제발 꾸준히 차근차근하자.

-체중계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건강한 삶에 집중하자.  

평생 다이어트하며 살아야 돼??

이런 생각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니 이젠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한 몸을 위해  나를 아끼고  꾸준히  운동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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