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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갑자기 뇌출혈로 수술 들어가셨어...

'갑자기'에 대처하는 자세

by 하니작가

난 '갑자기' 란 말이 무섭다.

이 단어가 들어간 문장은 행복한 일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이 훨씬 많았다. (갑자기: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친한 언니에게 카톡이 왔다.

아빠가 갑자기 뇌출혈로 수술 들어가셨어...
그래서 오전에 친정에 왔어....


카톡을 보고 정말 놀랐다. 수술은 어떻게 잘 됐는지 그리고 언니도 많이 놀랐을 텐데 괜찮은지도 걱정이 됐다. 답장에서 언니의 침착함이 느껴졌다. 수술은 잘 끝났고 내일까지 병원에 있다가 온다고 연락이 왔다.


언니는 내가 에미레이트에서 비행할 때 런던에서 처음 만났다. 워낙 밝은 성격에 신앙도 좋아서 언니와 금방 친해졌다. 이렇게 알고 지낸 지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 런던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언니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자주 보진 못했지만 언니는 내 얘기를 항상 경청해주고 응원해줬다. 지금은 매일 아침 좋은 성경구절과 말씀을 카톡으로 보내준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마다 항상 날 위해 기도해주는 언니의 따뜻한 마음이 너무 고맙다.


카톡을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사람일은 절대 아무도 모르니까.

갑자기 안 좋은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니까.

슬프지만 내일이 나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갑자기 부모님이 쓰러지셨다고 연락 왔을 때

갑자기 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

갑자기 지인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갑자기 아이가 다쳤을 때

갑자기 사기당했을 때

갑자기 아팠을 때


그런데 반대로 좋은 의미도 있다.

갑자기 사랑에 빠졌을 때

갑자기 운동에 흥미를 느꼈을 때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

갑자기 노래 부르고 싶을 때

갑자기 여행 떠나고 싶을 때 등


비행했을 때는 정말 '갑자기 '라는 단어를 자주 들었다.

갑자기 비행 스케줄이 바뀌었을 때

갑자기 항공기 결함으로 이륙이 지연될 때

갑자기 승객이 탑승 후 하기를 요청할 때

승객이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렸다.

https://brunch.co.kr/@jyjpsw/147

갑자기 승객이 쓰러졌을 때

갑자기 승무원이 비행 중 아플 때

7. 비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경험

https://brunch.co.kr/@jyjpsw/6

갑자기 승객이 술 취해서 난동을 부릴 때

갑자기 난기류를 만났을 때

갑자기 승객이 담배 피웠을 때

기내 흡연은 절대 안 됩니다!!!

https://brunch.co.kr/@jyjpsw/114

갑자기 기상 문제로 착륙이 지연될 때

갑자기 컴플레인받았을 때 등



비행할 때 이 단어는 거의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여서 그런지 난 '갑자기'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매번 비행할 때마다 내가 원하는 건 한 가지뿐이었다.

특이 사항 없이 안전하게 착륙하기!

하지만 비행에서는 긴급상황 즉 비정상 상황이 많이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언제쯤 '갑자기'라는 단어를 들어도 이성적으로 상황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갑자기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그 상황을 잘 대처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하며 내공을 키우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어떻게 살았는지 나의 하루를 정리하며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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