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제 니엘 아빠가 갑자기 나가자고 해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좀 시간이 지나서야 생일이라서 호텔을 예약했다고 했다. 원래 이런 서프라이즈 같은걸 잘 안 하는 남편이라 장난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냥 근처에 좋은 카페를 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호텔 앞에 도착했다. 장난이 아니었다.
오늘 서프라이즈는 완전 성공이다!!
배고파서 바로 체크인 후 나왔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야채곱창과 치킨을 먹었다. 이때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잘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도 한잔하면서 즐겁게 데이트를 했다.
원래 저녁엔 이렇게 많이 먹지 않는데 정말 음식이 잘도 넘어갔다. 그리고 호텔로 바로 들어가기 싫어서 카페에서 커피빙수를 먹었다.빙수도 왜 이렇게 맛있는지 배부르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호텔에 들어오니 새벽 1시였다. 바로 자지 않고 두 시간 정도 티브이를 보다가 새벽 3시가 돼서야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독서하다가 졸려서 다시 잤다. 일어나니 아침 8시 30분이었다. 조식이 아침 9시까지라서 간단히 씻고 바로 내려갔다. 그냥 커피만 마시고 올 생각이었는데 바로 앞에 빵이 보이니 그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두 개를 먹었다.
그런데 그걸 먹지 말았어야 했다.방에 들어오자마자 명치 윗부분이 갑자기 아팠다.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타들어 가는 듯이 더 아팠다. 그래서 침대에서 대굴대굴 구르며 남편을 찾았다. 그때서야 남편이 씻다가 정신없이 나왔다. 지금 상태를 얘기하니 남편이 증상을 찾아보더니 위경련인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명치를 따뜻하게 하고 그 부분을 지그시 눌러줬다. 좀 나지긴 했지만 여전히 통증이 계속 있어서 남편이 약국에 가서 약을 사 왔다. 약을 먹고 다시 누워서 쉬었다. 생일날 아침부터 이렇게 위경련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진짜 나는 폭식 안 하고 밀가루와 빵을 안 먹을 거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생일날 응급실에 가는 줄 알았다
내 몸은 쓰레기통이 아니라 '보석함'이라고 생각하자! 제발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우자!!!
이제부터 소식하며 체계적인 식사습관을 가지기 위해 무조건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아프니 건강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다. 내 몸 내가 잘 챙겨야겠다.
생일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