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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n 28. 2020

두 번 다시 받기 싫은 생일 선물

나 생일 맞니??

오늘 내 생일이다.
어제 니엘 아빠가 갑자기 나가자고 해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좀 시간이 지나서야 생일이라서 호텔을 예약했다고 했다. 원래 이런 서프라이즈 같은걸 잘 안 하는 남편이라 장난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냥 근처에 좋은 카페를 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호텔 앞에 도착했다. 장난이 아니었다.

오늘 서프라이즈는 완전 성공이다!!


배고파서 바로 체크인 후 나왔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야채곱창과 치킨을 먹었다.  이때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잘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도 한잔하면서 즐겁게 데이트를  했다.


원래 저녁엔 이렇게 많이 먹지 않는데 정말 음식이 잘도 넘어갔다. 그리고 호텔로 바로 들어가기 싫어서 카페에서 커피빙수를 먹었다.  빙수도 왜 이렇게 맛있는지  배부르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호텔에 들어오니 새벽 1시였다.  바로 자지 않고 두 시간 정도 티브이를 보다가 새벽 3시가 돼서야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독서하다가  졸려서 다시 잤다. 일어나니 아침 8시 30분이었다. 조식이 아침 9시까지라서 간단히 씻고 바로 내려갔다. 그냥 커피만 마시고 올 생각이었는데 바로 앞에 빵이 보이니 그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두 개를 먹었다.

그런데 그걸 먹지 말았어야 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명치 윗부분이 갑자기 아팠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타들어 가는 듯이 아팠다. 그래서 침대에서 대굴대굴 구르며 남편을 찾았다. 그때서야 남편이 씻다가 정신없이 나왔다. 지금 상태를 얘기하니 남편이  증상을 찾아보더니 위경련인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명치를 따뜻하게 하고 그 부분을 지그시 눌러줬다. 좀 나지긴 했지만 여전히 통증이 계속 있어서 남편이 약국에 가서 약을 사 왔다.  약을 먹고 다시 누워서 쉬었다. 생일날 아침부터 이렇게 위경련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진짜 나는 폭식 안 하고 밀가루와 빵을  안 먹을 거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생일날 응급실에 가는 줄 알았다

 내 몸은 쓰레기통이 아니라  '보석함'이라고 생각하자! 제발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우자!!!


이제부터 소식하며  체계적인 식사습관을 가지기 위해 무조건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아프니 건강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다. 내 몸 내가 잘 챙겨야겠다.

생일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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