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니작가 Jun 25. 2020

여자 친구를 위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사랑은 모든 걸 가능하게 한다.

내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미국 노선이 없어 미국인 크루는 아주 소수였다. 그런데 방콕 비행을 하면서 미국인 크루를 드디어 처음으로 만났다. 그래서  어떻게 입사했냐고 물어봤더니 한국오픈 때 면접을 봤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에미레이트 면접이 한국에서 자주 있었는데 미국인 한국에서 면접을 보고 합격을 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정말 승무원이 되고 싶었냐고 물어보니  입사한 이유가 한국인 여자 친구 때문이고 했다.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을 때 만난 여자 친구가 승무원이 돼서 두바이에 오게 됐고 본인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아서 면접을 봐서 이렇게  함께 비행하고 있다고 다. 그는 직업까지 바꾸며 이곳 두바이에 왔고 무 행복한 모습으로  조만간 결혼한다는 소식도 전해줬다. 정말 미소가 선하고 인상이 좋은 멋진 크루였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는 처음 봤다!!!

프랑스 파리 비행이었다. 약간 곱슬기 있는 머리에 미소년 얼굴에 적당한 키 그리고 미소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외모였다. 게다가 모든 크루에게 친절했다. '프랑스 남자가 프랑스어로 기내방송을  하는 게 당연한 건데 왜 이리 멋져 보이는 거지?' 고등학교 때 배운 모든 프랑스어를 동원해서 크루와  대화를 했고  발음 부분을 다시 알려주는 섬세함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그리고 동료들과  파리 가서 뭐할 건지에 대해서 신나게 얘기했을 때  나는 그냥 호텔 근처에서 맛있는 크로와상과 바케트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동료가 로컬만이  알고 있는  맛있는 빵집의 위치를 려줬다. 참 배려있고 섬세한  동료였다.

우와.. 이 남자 갈수록 더 멋있네...
 이런 남자랑 사귀는 여자는 복 받았네.

 

그런데 복 받은 사람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이 크루는 게이였다. 그리고 그 남자 친구도 에미레이트 크루였다.

남자 친구가 타 항공사 승무원이었고 국적이 달라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곳에서  지내며 일을 하고 어서 두바이에 온 거라고 했다. 두 명이 동시에  합격하는 게 절대 쉽지 않았을 텐데... 다음  비행은 남자 친구와 함께 한다며 무척  행복해 했다.


종교까지 바꾼 사랑!!  하늘에서 처음 맛본 아포가토

나에게 아포가토를  만들어준  이탈리아 크루인 안토니오.

사랑하는 여인이 무슬림이라서 가톨릭에서 이슬람교로 개종다.이집트 카이로 출신인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었다


다양한 국적의  크루들과 함께 비행하다 보니 크루들과의  국제결혼이 정말 많았고  승객과 결혼한 동료도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 오니 생각보다 정말  게이가 많았다. 난 이미  게이 친구들이 있어서  선입견은  없었다.

우리와  얘기하며 잘 어울렸고  센스가 있어서 일도 잘했다. 그래서 난 게이 크루와 같이 일하고 대화하는 게 즐거웠다.


정말 사랑에는 국적과 종교는 전혀 상관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직업과 종교를  바꿀 수 있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사랑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떤 방해물도  다 극복해내지 않았을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기의 짝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커플 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네가 비행을 알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