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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Oct 28. 2020

지금처럼  꾸준히 걷자.

[걷는 남자, 하정우]

인정한다.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정우 님 정도의 유명 배우라면 편하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닐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완전히 내 생각을 뒤집어 버렸다. 차를 타느니  웬만하면 걸어 다닌다니... 게다가 짧은 거리도 아니다. 일부러 약속시간보다 빨리 나와서 걷는다고 한다. 보통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거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 누구보다도 바쁜 하 배우가 이렇게 걷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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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과거의 어느 막막한 날에도, 이따금 잠까지 줄여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지금도 꾸준히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p8

하 배우님 완전 매력이 넘친다. 연기파 배우에 연출과 연출 제작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그리는 능력이 가능한 건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인내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몇 시간 걷는다고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걷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걷게 되는 날도 있다. 단지 걷는다고 삶이 바뀔까? 전혀 그렇지 않다. 걷기 또한 꾸준함이다. 꾸준함 즉 인내가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트레드밀에 올라가서 몸을 움직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보통 고민거리가 많으면 집에 꼭 박혀서  하루 종일 생각만 한다. 밖에 나가면 더 머리가 아플 거 같다. 집이 가장 마음이 편하니 집에서만 뒹굴뒹굴하며 고민거리를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비행 중에 너무 많은 예상치 못한 일이 동시에 일어나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집에 오니 머리가 너무 아파서 12시간을 정신없이 잔 적이 있다. 그런데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래서  간단히 먹고 또 잤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니 회복되기는커녕 이제는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이때 집 앞 산책을 하거나 장을 보러 나가서 조금씩 걸으며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었다면  회복이 빨랐을 거다. 나에게 회복은 그냥 쉬는 거였다. 즉 아무것도 아마도 병자 놀이하는 거였다. 나는 '힘들다. 자자'이지만 하 배우는' 힘들다. 걸어야겠다.'라고 한다. 하 배우는 스트레스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면  더 몸을 움직여야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하 배우처럼 조금씩 몸을 움직이면서 나를 조금씩 깨우는 편이 더 나은 방법이다. 하 배우처럼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야겠다.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다.

-아침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는다.

-운동은 적어도 한 시간 한다.


비행을 하면서 다양한 도시를 많이 여행했다.

내가 비행을 할 때는 구글맵 같은 것이 없어서 쉽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호텔 컨시어지에서 지도를 받아서 근처 갈만한 곳을 체크를 한 후 지도를 들고 계속 걸어 다녔다. 워낙 길치라 가까운 곳을 찾는데도 돌아 돌아가다 보니 그 근처에 뭐가 있는지 더 자세히 알게 됐다.

하 배우님도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두 다리로 지도를 만들어 갔다고 한다.

'관광 아닌 유학 같은 여행' 이야말로 진짜 여행 아닐까? 이 말 완전히 공감한다!

관광을 하게 되면 유명 관광지를 보고 바로 사진만 찍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한다. 일명 '찍기 관광'을 한다. 하지만 유학을 하게 되면 어떤가? 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관심이 많아진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다. 진정한 여행이란 이런 게 아닐까? 걸으며 이 도시를 조금씩 알아가며 가까워지는 거...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걷기다. 영국 런던 비행을 정말 자주 갔다. 나는 모두가 아는 유명 관광지를 가는 게 아니라 나만이 아지트인 카페를 찾아갔다. 유명한 카페는 아니지만 내가 주변을 걸으면서 발견한  조용한 카페였다. 여기서 스콘과 밀크티를 먹어야 런던 비행을 온 느낌이 들었다.


걷기는 언제든지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걷고 싶다는 마음가짐이다.

꾸준함을 키우고 인생의 친구 그리고 휴식이 필요하다면 지금 바로 걸으면 된다.


'인간'은 '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 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p 292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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