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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an 06. 2023

엄마, 예뿌게 하고 와용

졸업을 축하해요!

 오늘 딸니엘이 초등학교 졸업식이다. 입학식간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어제부터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딸을 보며 미소가 지어졌다. 아침에 친구들과 만나서 간다고 일찍 나갔다.


 오전 10시에 졸업식이라서 친정엄마가 오시면 같이 가기로 했는데 주차 때문에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적어도 20분 전에 가서 아이들 동영상을 보고 싶었는데 시간상 힘들거 같아서 엄마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치마를  꺼내 입었다. 이때 엘이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예뿌게 하고 와요


예쁘게도 아니고 '예뿌게', 아이의 문자를 읽으며 얼마나 웃었던지. 보통 난 후드티에 청바지를 즐겨 입고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설마 내가 오늘도 이렇게 입고 갈까 봐 걱정됐나 보다. 엄마들이 다들 이쁘게 하고 오니 울엄마도 차려입고 왔으면 하는 딸아이의 간절한 바람이 느껴졌다. 시간이 있는 김에  귀걸이도 하고 앵클부츠도 신었다. 이 정도면 니엘이가 합격이라고 말해줄 거 같다.


 다행히도 10시 전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딸이 보여서 인사를 하니 엘이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여줬다. 마스크에 가려 입이 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아이가 웃고 있다는 걸 느꼈다. 딸이라 그런지 엄마의 외모에 관심이 많다. 바지만 입는 나에게 치마를 입으라고, 머리를 기르지 못하고 바로 잘라버리는 나에게 제발 긴머리를 하라고, 화장을 거의 안 하고 다니는 나에게 좀 바르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하는 딸이다. 이렇게 구박만 하는 딸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딸니엘이가 졸업장을 받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할 짝 웃으며 사진 찍고 친구들과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이젠 다 큰 거 같다.  시간이 참 빨리간다.  하루하루 부쩍 크는 아이의 모습을 눈에 잘 담아둬야 겠다.


금은보화 니엘!

6년 동안 즐겁고 행복한 일도  있었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은 긍정적으로 잘 이겨내고

2학년때부터 줄곧 반회장을 도맡아 했고

방송부에서는 엔지니어를 하며

후배들에게 선물과 편지를 받는 인싸인 니엘

엄마는 나엘이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포기하지 않으면

니엘이 꿈인 프로파일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엄마는 니엘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원할게요!


엄마는 니엘이가 배우며 성장하길 바라요. 그 과정 속에서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하며 삶의 방향성을 찾기를 바라요! 엄마가 지금 인생수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남기고 편지를 마칠게요.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그리고 배우라.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삶은 하나의 모험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


니엘이의 모든 날을 응원합니다.


#졸업식#초등학교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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