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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18. 2023

섞이지 않지만 공존할 수 있기에

그냥 나일 때 난 가장 행복하다

 학창 시절엔 친구들과의 무리가 중요했다. 그런데 막상 끼고 나면 나라는 존재는 없어졌다. 하기 싫어도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아이였다. 그러다 대학생이 됐다.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됐다. 친한 친구들과만 얘기하고 가끔은 전공수업에도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있는 게 편했다.


 비행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더 좋아하게 됐다. 비행 중 많은 승객들과 동료들과 계속 소통해야 했기 때문에 비행 후에는 크루들과 같이 쇼핑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혼자서 카페 가고 주변을 음악 들으며 그냥 걸었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들어가서 시간을 보냈다. 내 의지대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다니면 상대방이 뭘 하고 싶은지, 먹고 싶은지 물어봐야 하고 가끔은 싫어도 따라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섞이지 않고 나로서 존재하길 택했다.


 지금도 역시 혼자 있을 때가 행복하다. 혼영 ㆍ혼밥ㆍ혼여는 나에게 아주 익숙하다. 이미 20대부터 그런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미 물과 기름은 섞일 수 없다. 서로 다른 성격이 어울리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며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분명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인지라 같이 살아야 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 같아질 필요도 없고 섞일 필요도 없다. 그냥 나로 존재하면 된다. 그냥 나일 때 난 가장 행복하다.

섞이지 않지만 함께 공존할 수 있기에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한참의 노력 끝에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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