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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파워 Mar 06. 2024

20대에 10년간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두 가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 이다.

20대 때는 뭐든지 성과가 나게 되면 ‘내가 열심히 해서’ 성과가 좋은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20대 때의 나는 워낙 성취에 대한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꽤나 있었으며, 스스로에게 강하게 몰입된 사람이었다.


(참고로 30대가 되어서는 자존심은 거의 내려놓고 지낸다. 내 부족한 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고, 주변에 항상 도움과 피드백을 구하는 편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완벽한 면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아직 부족함 투성이인 나의 이야기들을 브런치에 올릴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 )



20대 당시, 내가 무언가에 도전할 때 뚜렷한 두 가지 고집이 있었다.

1.무언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주변과의 연락을 거의 단절한다.
2.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꺼려한다.
치열했던 피트니스 대회 준비. 혼자 치열했던 만큼 고독했던 시간이었다.


1.무언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주변과의 연락을 거의 단절한다.

이건 내 센 자존심과 소심한 성격, 경험 부족과 연관되었던 고집인 것 같다.

주변과의 연락을 거의 단절한 이유는 그 도전에 더 집중하기 위한 이유가 크긴 했지만, 누군가 안부를 물었을 때 내가 현재 하고 있는 도전의 과정을 공유하기가 싫었던 것도 컸다. 혹시나 그 도전이 실패하면 부끄럽고 쪽팔리니까. (라고 당시에 생각함)

매번 어떤 도전이든 도전에 성공하면 그제서야 "나 사실 이거 했었어." 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심지어 친한 친구들한테도 도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도전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힘듦이 있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를 거의 이야기를 안했다. 예를 들어, 대학교 3학년 때 피트니스 대회를 혼자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내가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한다는 것을 주변에서 거의 몰랐다.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도 몰랐음)

그래서 친한 친구가 나에게 서운함을 토로한 적도 꽤 많았다. (혹시나 그 친구와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지금은 오해를 잘 푼 상태다!)


2.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꺼려한다.

사실 1번보다도 2번이 더 큰 고집이었는데, 20대 때까지는 무엇을 도전할 때 주변의 도움을 받기가 싫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하나의 성과를 얻었을 때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룬 느낌이 안났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했어!” 라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주변 도움 없이 내 힘으로만 그 도전을 이뤄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야만 스스로 더 당당해지고 주변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러한 20대 때의 생각이 또 1번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주변의 도움을 최대한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도전의 과정을 더욱 공유하지 않는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30대가 되고 그간 많은 도전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 두가지 고집 모두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호주 워홀 때 직접 찍은 사진. 또 가고 싶다..


일단 주변 소중한 사람들과의 과정 공유 없이 혼자 꾸역꾸역 무언가 성취했을 때, 그 기쁨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 도전이 끝난 이후에 오히려 공허감, 번아웃이 오곤 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바보 같이 잊고 있었던 것이다. 혼자 성공하면 뭐해? 주변에 같이 나눌 때 더 행복한 거지…


인간의 행복이란 고립된 개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 공동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발생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20대 때 깨닫게 된 것 같다.

원하던 도전을 성공했을 때, 그제서야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 성취한 경험을 이야기하게 되면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렵다. 내가 얼마나 그 과정에서 힘들었고 괴로웠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과정을 제대로 알기 어렵기에 진정으로 축하하고 공감하기가 어려워진다. '과정이 빠진 결과' 공유는 팥 없는 팥빵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도전이 행여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결과보다 과정이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도, 오히려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기특하게 주변에서 바라봐주고 그 과정에서 오는 기쁨, 슬픔, 성취감, 괴로움의 감정들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 여행 때 고장난 자전거 고쳐주신 사이클 고수 할아버지!

두번째로, 누군가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정말 말도 안되는 발상이었음을 깨달았다. 100% 나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는 없다. 내 친한 사람들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 혹은 우연히 알게 된 사람들이 내 과정에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정말 일을 열심히 해서 승진을 했다고 가정하자. 내가 열심히 한 것도 맞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하면 나를 믿어준 상사와 동료들이 있었을 것이고, 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회사가 만들어놓은 복지 도움도 있었을 것이고 등등. 정말 복합적인 도움과 또 상황적인 운이 맞아떨어져 내가 승진을 한 것이지, 나의 노력만으로 승진을 했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지금의 나의 생각으로는 오만에 가깝다고 본다.


그리고 오히려 누군가의 도움을 맘 편히 받고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이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기억이 늘어날수록 ‘나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야겠다’ 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이타적인 마음이 전염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이러한 과정이 훨씬 더 의미있고 유쾌한 경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리하면 20대 때 느낀 점은 다음 두 가지다.


1.도전의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최대한 주변과 공유하고 함께 나누자.

결국 남는 건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함께 감정을 나눈 사람들이다.

공허한 성공을 얻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그 도전의 결과와 상관없이 소중한 사람들과 그 과정을 마음껏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필요할 땐 마음껏 주변에 도움을 청하자.

뭐든지 혼자 이룰 수 있는 결과는 없다. 

무언가를 도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도움을 구하자. 그리고 감사하자. 도움을 받는다면 거기서 그치지 말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자.


어찌보면 나 자신에게만 지독하게 몰입되었던 20대였다.

이제 비로소 그 모습에서 벗어나 점점 더 시야를 키워나가고 있다.

약 10년간의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도전의 과정을 결과와 상관없이 주변과 마음껏 나누며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또 부족한 부분은 다른 이에게 도움 청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나 역시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키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성공해서 돈 많이 벌기 전에 이런 중요한 인생의 깨달음을 얻어서 다행이다!"


혹시 저와 다른 생각, 혹은 또 다른 깨달음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셔도 환영입니다.

배우고 싶습니다!!



유튜브 <찐파워>에서 더 많은 동기부여, 도전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https://youtu.be/inzXGXUl0HY?si=xXh07sdm7HWYCBX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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