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 | D-33
내가 선택한 고통은 낭만이다.
이틀 전 MDS 사하라 사막 마라톤 경험자 선배님들 약 8분을 뵙고 왔다.
*참고: MDS는 Marathon Des Sables 라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정통 단체명의 줄임말. 프랑스 회사다.
https://www.marathondessables.com/en
올해 MDS 대회를 나가는 후배를 응원해주러 흔쾌히 와주신 것이다. (감동)
8분 모두 각자만의 개성이 뚜렷해보였고, 대화를 하다보면 확실히 인생을 도전적이고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이라는 게 느껴졌다.
나와 나이 차이가 최소 15살 가량 차이나는 분들이셨는데, 젊은 나이에 MDS를 도전하는 나를 보며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너무 일찍 나가는거 아니냐며 유쾌한 농담을 던지시기도 했다.
이번에 뵈었던 8분의 성함과 특징, 인상을 돌이켜보면 아래와 같다.
‘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 책을 내신 작가이자 모든 장비 노하우와 후배 용돈까지 챙겨주신 임희선 선배님
가장 구하기 어려웠던 장비들을 아낌없이 빌려주신 은인이자 다정한 조언의 끝판왕 김상도 선배님
후배가 편하게 자리를 함께할 수 있게 상시로 배려해주시고 따뜻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 안준철 선배님
한시간 이상 진심어린 조언과 노하우를 나눠주시고 기부 프로젝트 후원과 택시비까지 챙겨주신 제임스장, 장진수 선배님
출정식 자리를 주도하여 마련해주시고 즐거운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이끌어주신 오대환 선배님
먼 길 전라도 장수에서 와주시고 따뜻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MDS 마라톤 달인(3번 참가) 이현복 선배님
장비에 대한 꿀팁들을 마구 방출해주시고, 경험을 공유해주실 때의 표정이 순수하고 해맑아 인상깊었던 이석배 선배님
감기가 걸려 아프신데도 참가자를 응원해주러 한걸음에 와주시고, 필요한게 있음 언제든 연락하라고 하시던 따뜻한 이한구 선배님
그리고 이번 출정식에는 못오셨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만나 대회 때 찍었던 영상들과 고프로 장비를 흔쾌히 빌려주셨던, 또 정말 유쾌하고 과감한 에피소드로 3번이나 소름돋게 해주신 오충용 선배님
사정이 있어 이번 출정식은 못오셨지만 카톡으로 따뜻한 조언을 해주시는 훨씬 더 많은 MDS 선배님들까지.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이번 도전을 통해 강력하게 느낀 인생의 깨달음 중 하나는 ‘뜻이 있으면 길이 생긴다’ 는 점이다. 항상 주변 사람들과 대화 하다가 뜻이 먼저냐, 길이 먼저냐 재미난 논쟁들을 펼치곤 했었다. 이번 계기로 확실하게 뜻이 먼저 있고 방향성이 확고하다면 길이 생긴다는 확신을 얻게 된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황도 있겠지만, 뜻이 있다면 아무리 시련과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번 모임에서 선배님들이 ‘사하라 사막 마라톤’ 관련해서 정말 많은 꿀팁들을 주셨는데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 혹시 언젠가 사막 마라톤을 나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 내용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선배님들이 입을 모아 조언해주셨던 가장 큰 부분. 로드 러닝보다 무조건 다양한 지형을 경험할 수 있는 등산을 꼭 훈련에 넣으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사막에 가면 지형이 정말 다양하고 오르락 내리락도 심하므로 로드 러닝과는 느낌이 많이 다를것이고, 등산이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다.
따로 샤워실이 없으므로 생수병에 구멍 뚫린 병뚜껑 끼워서 샤워기 대용으로 쓸 수 있음. 매우 유용함. 나도 여분 포함 두 개 만들어갈 예정이다.
열사를 방지하기 위해 절대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기를 신신당부하셨다.
첫날~둘째날에는 가방이 가장 무거울 때므로 뛰지 말고 꾸준히 걷고, 셋째날부터는 여력이 된다면 조금씩 뛰는 것도 좋다. 계속 걷는다고 가정할 때 여기서 가장 핵심은 ‘꾸준히’ 걷는 것이다. 체크포인트(CP)에서 절대 퍼지면 안된다. 체크포인트마다 20분 이상 퍼져서 쉬게 되면 타임 오버로 탈락할 것이므로, ‘꾸준히’ 걷는 것이 포인트다. 실제로 작년에 타임아웃으로 탈락하신 한국 분이 계시다.
MDS는 얄짤없이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면 탈락시키므로 반드시 시간 체크 잘할 것.
또한, 물집 방지를 위해서 바세린 꼭 챙겨야한다. 양말 신기전 군데군데 발라줘야 물집이 덜 생긴다.
물집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고, 따라서 양말도 최고급 기능성으로 사는 게 좋다.
나는 양말 두 겹을 겹쳐서 신을 예정인데, 발가락 양말 위에 일반 양말 신을 예정이다.
매일 땀에 젖고 또 물집 터지고 하면 양말에 소금기가 많이 묻을 수 있다고 하셔서, 양말은 빨아쓰기보단 최대한 여분을 많이 가져갈 예정이다.
물집을 빠르게 완화하는 메디폼도 약국에서 사갈 예정이다!
사실 가장 걱정 되는 게 바로 물집이다!!! 무섭지만 부딪혀봐야지.
고열량이고 영양성분이 좋아서 큰 도움이 되었던 분들이 많다고 한다.
MDS는 매년 천 명 정도가 참여하고, 이 중 대략 200명 정도가 속도가 많이 느린 사람들이라고 한다. 후미에 머물러도 괜찮지만 꼴찌가 되면 타임아웃될 확률이 높으므로 150명 정도는 뒤에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걸어라!
결국 물집을 최소화하는 게 대회 완주의 관건이므로 양말은 좋은 걸로 사는 걸 추천해주셨다.
원래 저렴이 양말 혹은 신던 양말 가져가려 했는데, 고급 양말을 사야겠다고 다짐.
내 발아 대회에서 제발 잘 살아주라!!
대회 장소로 이동 중에 로드북을 나눠주는데, 거기에 나와있는 상황별 기호들을 달달달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보라고 하셨다. 그러면 대회 도중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셨다.
그 외 더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잘 정리해놔야겠다.
"남은 한 달 가량은 무조건 등산 위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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