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파워 Jun 23. 2024

여러 페스티벌/콘서트를 경험하며 느낀 문제점 한 가지

'개가 사나운데 술이 왜 팔리지 않습니까' - <한비자> 중

나의 5년 안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영감을 줄 수 있는 콘서트를 직접 기획하고 그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페스티벌과 콘서트를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참여하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여러 콘서트/페스티벌의 고객 및 스태프 경험을 통해 느낀 공통적인 문제점을 한 가지 말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대형 페스티벌/콘서트 업체들이 고객과의 첫 접점을 소홀히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송나라 사람으로 술 파는 자가 있었다.

말을 되는 데 대단히 공평하고 손님맞이에 매우 정중하며 만든 술맛이 대단히 좋고 매단 깃대가 매우 높게 뚜렷이 보였다. 그러나 팔리지 않아 술이 시었다.

그 까닭을 이상하게 여겨 그가 아는 마을 장로 양천에게 물었다. 양천이 대답하기를 ‘자네 집 개가 사나운가’ 라고 하였다. 대답하기를 ‘개가 사나운데 술이 왜 팔리지 않습니까’ 라고 하였다.

말하기를 ‘사람들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혹시 어린아이를 시켜 돈을 가지고 술병을 들고 사러 가게 한다면 개가 뛰어나와서 물 것이다. 이것이 술이 시고 팔리지 않는 까닭이다’ 라고 하였다. 

- <한비자> 중에서


서비스 측면에서 위 한비자 이야기를 해석하면,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어도 접점에서 응대하는 직원들의 서비스가 부실하면 소용이 없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인문학 공부법>,안상헌)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주최 측이 행사 당일을 위해 섭외하는 외부인력과 일일 스태프의 교육이 소홀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특히 행사 스탭의 경우 고객들이 가장 처음으로 마주하는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누구보다 행사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야하고,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주최 측에서 이 점을 놓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행사 내용은 매우 훌륭한데, 이 부분에서 소홀해 많은 고객들이 실망을 느끼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았다.

쉬운 이해를 위해 구체적인 경험담을 들려주자면 다음과 같다. 


결국 아래 사례를 읽어보면 말하고자 하는 건 한 가지 인것을 알게 될 것이다.


1.작년 유명 밴드의 내한 공연 때 느꼈던 불쾌한 감정

작년 친구가 한 유명 밴드의 내한 공연 티켓을 구해서 같이 보러갔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입장을 담당하는 스탭이 너무 불친절했다.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면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제대로 된 답변도 주지 않았다. 물어본 내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콘서트가 끝난 후 ‘콘서트 내용은 너무 만족스러운데 스탭 대응이 너무 별로여서 아쉽다’ 라고 친구와 서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만났던 스탭은 99% 확률로 알바생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알바생이나 내부 직원이나 크게 다를 바 없이 ‘행사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바생이더라도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는게 필요하고, 더 나아가 고객을 향한 친절한 응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이건 알바생의 인성 문제라기 보다 주최측이 스탭 교육에 소홀한 문제다


아마 임시 스탭들을 뽑아놓고 당일 역할만 툭 던져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알바생들을 사전에 온라인으로라도 모아놓고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교육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더라면 아마 고객들에게 좀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주최측 입장에서는 이 점까지 고려하기에 담당하는 일들이 너무 많은 건 맞지만, 행사의 만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까지 같이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올해 페스티벌 스태프때 겪었던 어려움

이번엔 고객이 아니라 스태프로 참여했던 기억이다. 이틀간 행사 스태프로 알바를 뛰었다. 스태프를 하면서 느낀 건 역시 스태프 교육과 체계가 부족한 느낌. 출구, 입구 안내를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조차 명확한 가이드를 주지 않아 처음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행사에 필요한 내용을 사전 공지 하더라도, 그 중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이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로 눈에띄게 잘 공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페스티벌 입장 전 사람들의 마약 소지를 막기 위해서 물품 검사를 꼼꼼히 해야했는데 금지 물품에 ‘포장을 뜯은 담배’ 도 있었다. 


결론은 물품 검사대 앞에 담뱃갑이 수북히 쌓였다…정말 말 그대로 수북히. 

포장을 뜯은 담배의 경우 담뱃갑 안에 마약을 섞을 가능성이 있으니 금지 물품이 된건데,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은 마약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 부분을 잘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거의 새거이지만 이미 뜯은 담뱃갑들을 압수당하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사전 공지를 제대로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고객들의 잘못도 있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금지 물품 목록이 너무 길기도 했다. 금지 물품이 20개가 넘었으니. 그래서 가장 흔하게 착각할만한 담배와 관련된 내용은 강조해서 공지해줬으면 훨씬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페스티벌 역시 행사 내용은 좋았으나 고객의 첫 접점 경험을 소홀했던 케이스로 기억되었다.



3.최근 다녀온 피트니스 페스티벌에서 벌어진 혼선

최근 피트니스 관련된 페스티벌을 다녀왔는데, 이 역시 내용은 좋았으나 스태프와 고객 간 혼선이 매우 컸던 행사로 기억한다. 스태프들이 제대로 된 공지를 못받았는지, 입장 절차도 매우 부실했고 (예를 들어 신분증 검사 x, 입장 시 티켓 검사 x) 짐 검사는 했다가 안했다가를 반복하고. 등등. 그래서 이 과정에서 또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을 정리하자면 ‘고객과의 첫 접점이 되는 경험을 중시하는 것’ 과 '행사 스탭에 대한 교육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한다' 는 점이다.


이 부분이 잘 진행된 케이스를 하나 소개하자면 내가 스태프로 참여했었던 트레일러닝 대회 ‘장수 트레일레이스’ 가 그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장수트레일레이스의 경우에는 사전에 스탭들이 줌으로 다 모여서 필수로 안내사항을 듣는 절차가 있었다. 진행은 대회 대표인 영록님이 진행했다. 내용은 장수 트레일레이스에 대한 설명과 당일 플랜에 대한 것들이었다. 이렇게 행사 주최측에서 사전 스탭 교육을 하는 게 흔치 않기 때문에(행사 준비로 매우 바빠서 이것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던게 아닐까?)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이 사전 미팅을 통해서 행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당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총괄자에게 바로 연락을 해서 조치를 취하는 게 가능해서 원활하게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그 외의 우수한 사례들도 틈틈이 찾아보고 추후에 또 좋은 사례를 경험하면 나눠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대형 페스티벌/콘서트를 경험하면서 이 문제점을 가까이서 발견하게 되었고.

나도 나중에 행사를 기획하게 되면 꼭 행사 스탭들이 행사 내용과 고객 응대 매뉴얼을 잘 숙지할수 있도록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이전 20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얻게 된 변화 세 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