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한계를 상상하지 마세요."
오늘은 사하라 사막 마라톤(252km)를 도전하며 느꼈던 점 한 가지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당신의 한계를 상상하지 마세요.
원래 달리기를 싫어했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다.
그러다 오래 전부터 꿈이었던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를 드디어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8년 전 우연히 한 책에서 이 대회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의 인생 최대 버킷리스트가 되어 최근까지 내 머릿속을 따라다녔다.
그렇게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23년 10월,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사막 마라톤을 신청했다.
참가비만 512만원에, 6일 동안 12kg 가방을 메고 사막 252km를 이동해야한다니.
당시 하프 마라톤 한번 안뛰어본 나였기에, 주변의 반대와 걱정이 꽤나 심했다.
나도 안다.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도전했던 이유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생은 타이밍이니까!
이번의 내가 그랬다.
그간 다양한 도전을 해오며 느낀 건, 도전은 성공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시도할 때부터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비록 이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미리 내 한계를 단정짓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6개월 간 아침 저녁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인생 첫 하프 마라톤,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기도 했다.
도전 하는 과정 내내 행복했다. 동시에 솔직히 많이 불안하고 두렵기도 했다.
그렇게 운명의 날이 밝았고, 24년 4월 모로코로 출국했다.
6일간 12kg 가방과 함께 사막 252km를 이동하는 건 생각보다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걷고 뛰는 동안 물집이 11개 생기고, 발톱은 4개가 빠졌다.
발바닥이 너무 아파 울기도 했다.
결국 6일간 252km를 완주했다.
힘든 과정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나를 응원해준 수많은 사람들, 마라톤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나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운도 정말 많이 따라줬다.
자세한 사막 마라톤 경험담은 차차 <퇴사 후 내가 달리는 이유 2편> 에서 다룰 계획이다.
https://brunch.co.kr/brunchbook/zzinpower33
이번 도전을 통해 느낀 한 가지는, 하고 싶은 도전이 있고 마침 타이밍이 주어졌다면 계산하지 말고 일단 무조건 시도해봐야한다는 거였다. 도전의 성공과 실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많은 것들을 깨닫고 성장할 수 있었다.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보며 주변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정말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맺었다. 많은 도움과 응원을 받은 만큼 나도 더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계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초보 러너라는 타이틀을 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달리기 매력에 푹 빠져, 대회 이후에도 매일 집 근처를 러닝하는 습관이 생겼다. 예상치 못한 이득이다.
도전이 무서워서 망설이는 누군가가 옆에서 주저하고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일단 시도해보세요!”
당신의 한계를 상상하지 말라고, 당신의 한계는 당신이 정하는 거라고.
올해 사막 마라톤 참가자 900명의 평균 연령이 51세였고, 10대부터 80세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느꼈다. 본인의 한계는 본인이 정하는 거라는 것을! 그리고 도전은 성공과 실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인연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참고로, 나는 요즘 또 새로운 도전들을 해나가고 있다. 결과는 성공과 실패 반반이다. 역시 어떤 도전이든 쉬운 건 없다. ^^ 앞으로도 결과에 상관없이 많은 것들을 시도하고 도전해볼 계획이다. 또 어떤 재미난 기회들이 인생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일단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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