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리오 #1 - 장송의 프리렌

'장송의 프리렌' / 블렌딩티 #1. 영원히 피어나는 꽃 [에버블룸]

by 티나리오

차와 스토리텔링을 공부하면서 항상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차 한잔에 담아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봐왔던 수많은 작품 속 차를 즐기는 시간과 가장 어울리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구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는 만화 '장송의 프리렌' 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엘프 캐릭터 '프리렌' 이었어요.

프리렌 이미지.jpg 장송의 프리렌 - 프리렌


'장송의 프리렌' 은 일본의 판타지 만화입니다. '용사 일행이 마왕을 물리치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 는 기본 틀은 그대로이나 특이한 점은 작품의 내용이 '마왕을 물리치는 과정' 이 아닌 '마왕을 물리친 이후의 세상' 이라는 점?

주인공이 용사가 아니라 용사의 동료인 엘프 프리렌이기에 가능한 설정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느 작품에서나 보이는 엘프라는 종족의 기본 설정은 '긴 수명'. 길어야 90년가량을 사는 인간과 영원에 가까운 수명을 가진 엘프가 갖는 시간감각은 다를 수 밖에 없고, 이 '다른 시간감각' 이 낳는 종족간의 시간에 대한 인식차이를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10년간 이어진 마왕을 물리친 여정은 용사일행에겐 기나긴 시간이었지만 프리렌에겐 '고작 10년'이라고 표현되고, 50년 후에 만나자는 말을 각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마왕 토벌 50년이 지난 후 용사일행은 다시 모이게 되는데, 당연하게도 프리렌을 제외한 모두가 많이 늙은 모습인데다, 그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용사는 수명이 다해 죽게 되고, 프리렌은 동료들과 보냈던 시간이 고작 10년이 아닌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를 하게 돼요. 이후 시간과 감정에 대한 배움을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 라는 이야기.

(과거와 현재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각 시점에서 프리렌의 행동과 감정의 차이가 아주 흥미롭다.)


배경은 대충 이렇고, 오늘 표현해보고 싶은 캐릭터 '프리렌'의 내가 느낀 성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정표현이 서툴다.

-무덤덤한 말투를 가졌지만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다.

-그런 성격을 반영한 듯 한 무표정에 느슨하게 묶은 긴 은발과 장식이 많지 않은 화이트 계열의 의상.

종합적으로

[겉으로 티는 나지 않지만 어딘지 느껴지는 따뜻하고 편안한 무드에, 화려하진 않은 외관을 가진 인물]

이 같은 결론으로 재료를 선정해봤어요.

Screenshot_20250411_131326_Gallery.jpg 라벤더 / 캐모마일 / 아마란스


1. 라벤더 : 외관적으로 프리렌을 보자마자 떠오른 재료였어요. 차가 가진 조용하고 느긋한 분위기에 색감 또한 프리렌의 디자인과 닮아있어서 고르는 데 고민이 없었습니다.


2. 캐모마일 : 편안함(릴렉스)가 주요 컨셉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 주재료를 고르다가, 릴렉스티의 대명사인 캐모마일을 가져왔어요.


3. 아마란스 : 꽃차를 찾아보던 중 우연히 발견한 차인데, '시들지 않는 꽃' 이라고 불리우며, '영원한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차가 갖고 있는 의미가 너무나도 어울린다고 생각돼서 바로 구해 차를 우려 마셔보니 튀는 맛이나 향이 있지 않아서 완성된 한 잔에 의미를 담기에 좋다고 생각되어 선정하게 되었어요.


Screenshot_20250411_131512_Gallery.jpg 우리기 편하게 티백에 담았다.


Screenshot_20250411_131527_Gallery.jpg 맛좋음.


완성된 티의 맛은 기대한대로였어요! 특별하게 튀는 맛은 없지만 은은한 라벤더 향기에 캐모마일과 아마란스가 주는 구수함은 죽지 않았고, 수색도 나름 예뻐 부담없이 마시기 좋은 차가 나왔어요. (만족)

자극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는 지금 시간과 감정에 대해 느긋하고 깊게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 '장송의 프리렌', 오늘 블렌딩한 '에버블룸' 한 잔 하면서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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