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단상

by 장윤경

배에 가스가 찼는지 더부룩하고 소화도 안 되는 느낌이다. 오늘도 잠결에 방귀를 뀔 것 같아 미리 남편에게 이실직고했다.


"오늘도 배에 가스 차서 자면서 방귀뀔 지도 몰라."


언젠가 남편이 나더러 잠잘 때 방귀를 뀐다는 얘기를 했다. 무의식 상태에서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는 일이니 난들 어찌하리오. 그런 자기는 잠잘 때뿐만 아니라 수시로 발사하는 사람이다. 자기 아빠를 닮아 아들들도 자유롭게 난사하고 다닌다.


그러고 보니 나 혼자만 조심하고 사는 것 같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괄약근 힘이 부족한 탓인지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앗, 방귀 뀌었다." 하고 실토를 한다.


이참에 방귀를 터버릴까. 잠잘 때처럼 그냥 뀌고 다닐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면서 방귀 좀 뀐다고 잡아가는 것도 아닌데. 별 거 아닌 일로 이래저래 고민되네.


지금은 곤히 자고 있지만 잠귀 밝은 남편이 내 방귀 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니 괜히 얼굴이 달아오른다. 대포 소리는 내지 말아야 할 텐데.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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