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거 사오신다던 써방님이 빈 손으로 오셨다. 얄밉기도 하지만 내 잘못이 큰 것 같아 탓도 못하겠다.
지난 화이트데이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에게 카톡 문자를 보냈다. 다른 분의 글을 인용해 화이트데이임을 알렸다. 남편은 퇴근 때 기대하라는 말을 했었다. 마음 속으로 초콜릿을 떠올렸다. 그런데 막상 받은 것은 나의 예상을 빗나간 호두파운드케이크였다.
사탕이나 초콜릿은 살만 찌니까 대신 그걸 사왔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기분은 꽝이었다. 시의적절한 선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써 마음을 고쳐먹고 온 가족이 먹을 수 있으니 그것도 좋다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오늘은 내 의견을 들어보고 사오려고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간에 나는 큰아들과 장에 갔다가 아들에게 짐을 들려서 먼저 집에 보내고, 초록마을에서 지인과 열담하느라 전화 온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 내 탓이다. 지난 번 화이트데이때 호두파운드케이크를 보고 시큰둥했던 게 문제고, 오늘 전화 받지 않은 게 문제다.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어서 글 올립니다.
"저희 남편이 꼬르륵 소리나는 배와 저녁 맛나게 먹을 입만 가지고 빈 손으로 들어왔어요. 이젠 더 이상 묻지 마세요, 아셨죠?" 흥칫뿡.ㅜㅜ
#페이스북에올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