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님

by 장윤경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나는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교회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 사진과 관련된 사람들, 탁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을 주로 알고 지낸다. 그 중에 김 선생님이란 분이 계신다. 김 선생님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특별한 분이다.


2011년 7월, 사진을 배우게 되었다. 사진을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족 여행을 할 때나 기념할 만한 일이 있을 때 여러모로 유익할 것 같았다. 우리 동네 평생학습센터에서 배웠다. 그때 알게 된 분이 김 선생님이다. 김 선생님은 워낙 조용하셔서 그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사진을 배우기 전에 먼저 탁구를 신청해서 배웠다. 탁구를 시작한 것은 2011년 4월이었다. 그러다가 중간에 탁구를 쉬었던 때가 있었다. 하는 일이 생겨서 9개월 정도 운동을 접었었다. 다시 탁구를 치러 갔을 때 김 선생님이 계셨다. 아는 분이 탁구를 시작하셨다니 반가웠다. 그렇게 저렇게 시간이 지나고 자주 만나게 되니 운동 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도 한 번씩 하게 되었다. 오래 알고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사도 알게 되었다.


사람 일이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김 선생님에겐 우리와는 다른 가정사가 있었다. 현재 부인은 돌아가셔서 안 계시고, 남매가 있는데 모두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원래는 두 아이 이전에 한 아이를 입양했는데 1년만에 백혈병으로 죽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를 잃은 상실감이 무척이나 컸다고 한다. 그런 사고가 있는 경우에는 재차 입양이 안 되는데 그 아이를 너무 정성껏 키운 것을 알기에 입양 기관에서 또 입양을 해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두 명을 더 입양해서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해 10월 말, 그 김 선생님 댁 옆 동으로 우리가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지척에 사시니 신경이 쓰였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반찬 만들 때 조금 더 만들어 나누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없는 집에 엄마표 음식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주고 싶었다. 특별히 요리 솜씨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조금 망설였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이 동하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가는대로 하기로 했다.


김치, 깍두기, 찰밥, 김밥, 가지볶음, 호박과 버섯나물, 멸치볶음, 비트 찐 것들을 배달했다. 그러면 빈 그릇과 함께 과일이 따라왔다. 딸기, 거봉, 방울토마토, 귤 등등. 지금 생각하니 어째 내가 받은 게 더 많은 것 같다. 누차 그러지 마시라고 했는데도 늘 그러신다. 그런 거 받으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닌데 주고도 부담이다. 오늘도 빈 그릇을 반납하신다며 내려오라고 하셨다. 부랴부랴 오늘 장에서 산 햇고구마와 밤, 사과 몇 개를 싸 들고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절미를 갖고 나오셨다. 딸래미가 인절미를 먹고 싶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냉동실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와서 갖고 나오셨다고 했다. 또 부담이 되었다. 어쩌다가 선한 동기에서 출발한 착한 행실이 물물교환식이 되어 버린 점은 참으로 안타깝다.


군대에 갔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재검을 받고 이제는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는 군인 아들을 둔 아빠 김 선생님은 오늘도 부엌에서 일하다 나오셨는지 물 묻은 손으로 나오셨었다. 두 아이의 든든한 아빠이자 엄마인 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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