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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yoon Kim Aug 22. 2024

산속에서- 나희덕

걸어갈 힘

‘산속에서’


- 나희덕 시인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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