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바다 Dec 12. 2023

가마쿠라(鎌倉)   구석구석(1)

엔가쿠지 (円覚寺)와 겐쵸지(建長寺), 1-1일차

   오래된 사진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십여 년 생활한 일본 요코하마와 인접한 가마쿠라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가마쿠라 막부시절, 일본의 서울이었죠. 그 당시 주말에 자주 방문했던 관광지를 몇 차례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럼, 3일 일정으로 출발하겠습니다.  

             

가마쿠라시 관광 안내도

가마쿠라(鎌倉)는

   가나가와현(神奈川県, かながわけん) 사가미(相模, さがみ)만 동북 해안의 도시다. 도쿄에서 남쪽방향으로 전철로 50분 거리에 있다. 면적 39.67 km²  인구 약 17만 명이다.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 1185년~1333년)에 일본의 수도였다. 한국의 경주 같은 느낌이 든다.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가 가마쿠라에 무인정권인 막부(幕府)를 세웠다. 3면은 산으로, 남쪽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천혜의 요새다. 13세기에는 두 차례에 걸쳐 원과 고려 연합군의 침공이 있었으나(1274년과 1281년) 태풍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연합군의 상륙지점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불교 국가였던 고려와 흡사하게 막부 시대의 불교 사찰들이 곳곳에 있다.      

   영화 슬램덩크의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해변에 앉아 있으면 주인공과 여자친구, 그의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 인물들을 가끔 만난다. 에노시마(江の島) 주변 바다에서 해수욕과 윈드서핑과 서핑 보드를 즐길 수 있다. 댕댕댕거리며 주택 담 위 장미꽃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비켜 지나가는 에노시마 전철을 타고 가면 동화 속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가마쿠라 해변 산책길에는 조상의 고국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이 꿈이었던 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제격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거주지였으며, 주요 작품 무대로 유명하다. 가마쿠라 에노시마 해변이 보이는 즈시(逗子)의 아파트에서 생을 마감했다. 생전에 그에게 가마쿠라 명예시민증이 수여되었다.  


   특히, 고구려 멸망의 한을 안고 한반도에서 건너간 약광(若光) 왕자가 토대를 마련한 오이소(大磯, 어서 오이소 의미, 가마쿠라 동쪽 약 20km 위치)가 있다. 가마쿠라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방문을 꼭 권하고 싶다. 거리 안내 표지판, 주소에 온통 고려(高麗)가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훗날 도쿄 북쪽으로 이동하여 고구려 백제 등 유민 1천7백99명과 함께 무사시국(武藏國)에 고려군을 설치하였다. 오늘날 사이타마(埼玉) 현 히다카(日高) 시 일대를 개척하였다. 고마(高麗·고구려를 의미) 신사에 신으로 모셔져 있다. 약광의 후손인 고마 후미야스(高麗 文康)가 궁사(宮司)로서 신사에서 대를 이어 종사하고 있다.

* 고마신사(  https://maps.app.goo.gl/gsKyXywTd5QiGhL96 )


   가마쿠라를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 3일 일정은 잡아야 된다. 주요 이동경로는 다음과 같다.    

   

제1일 차      

키타 카마쿠라 역(北鎌倉駅) > 엔가쿠지 (円覚寺)> 겐초지(건장사, 建長寺) > 쓰루가오카하치만구(鶴岡八幡宮)> 가마쿠라궁(鎌倉宮)> 영복사 유적지(Yofukuji Temple Site 永福寺跡) > 즈이센지(瑞泉寺)> 고마치도리 거리 (小町通り)      


제2일 차

가마쿠라 역(鎌倉駅) >  하세 역(長谷駅) > 하세데라(Hasedera 長谷寺)> 고토쿠인 대불 (鎌倉大仏殿高徳院)> 이나무라가사키 역(稲村ガ崎駅)> 시치리가하마 역(七里ヶ浜駅) > 가마쿠라 코코마에 역(鎌倉高校前駅) > 에노시마 역(江ノ島駅)       


제3일 차

에노시마 (江ノ島) > 히라쓰카역 (平塚駅, 해변)> 오이소 (大磯) > 고마산 공원(고려산공원, 高麗山公園)  

   

제1-1일 차

키타 카마쿠라 역(北鎌倉駅) > 엔가쿠지 (円覚寺)> 겐초지(건장사, 建長寺)      

키타 카마쿠라 역(北鎌倉駅)

키타 카마쿠라 역(北鎌倉駅)

   이름 그대로 가마쿠라역의 북쪽에 있는 전(前) 역이다. 시골의 조용한 간이역 같은 느낌이 난다. 전철 티켓 자판기만 있는 무인역이다. 상대식 2면 2선 구조의 지상역이다. 옛날에는 오오후나역과 카마쿠라역 사이의 간이 임시역이었다.      

엔가쿠지 입구

엔가쿠지 (円覚寺)

https://www.engakuji.or.jp/

   JR 요코스카선 키타카마쿠라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다. 가마쿠라 5 산(鎌倉五山)중 2위인 엔가쿠지는 구릉지가 침식된 계곡을 따라 세워져 있다. 본산이 건장사(겐쵸지)이다. 국가의 안녕과 선종의 보급, 그리고 려몽 침공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고자 막부 집권 8대인 호조 토시무네(北条時宗)가 1282년에 세운 절이다. 각각의 전각은 땅의 높낮이를 이용하여 서서히 올라가도록 배치되어 있다. 경내 출입구에 우뚝 선 삼문(山門)을 지나면 본존을 모시는 불전(佛殿)이 있고, 그곳에서 행사나 매일 아침의 좌선이 열린다. 이 밖에도 참선에 뜻을 둔 수행자를 위한 전문 도량인 거사림과, 석가모니의 치아가 모셔져 있다는 국보 사리전, 또 국보이며 간토 지역 최대 규모인 홍종(洪鐘, 높이 259.5cm) 등 다양한 역사적 건조물이 있다.    

  

   엔가쿠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엄한 분위기의 삼문(山門)은 소설가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문(門)에 묘사되어 있다. 카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치바츠루(千羽鶴)에서 엔가쿠지의 다회가 묘사되어 있다.

       

엔가구지 정원

   주요 볼거리 중 하나가 불전(佛殿) 뒤 방장(方丈)의 정원이다. 묘코우찌(妙香池)라고 하는 심자연못(心字池)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어 주위의 자연림을 포함해 국가의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연못 구조는 겐쵸지 연못과 매우 흡사하다. 참고로 건장사(겐쵸지) 정원이 먼저 만들어졌다.


* 명승 : 가나가와현에서는 가마쿠라·겐쵸지(建長寺) 정원, 가마쿠라·엔가쿠지(円覚寺) 정원, 가마쿠라·즈이센지(瑞泉寺) 정원, 요코하마·야마테(山手) 공원, 요코하마·산케이엔 (三溪園) 등이 지정되었다.    

건장사 경내도
건장사 소몬(総門) / 건장사 산몬(三門)

겐쵸지(건장사, 建長寺)

https://www.kenchoji.com/

   겐초지(建長寺)는 선종 사찰로 1253년 호죠토키요리(北条時頼: 가마쿠라막부 제5대 집권자)가 송나라에서 선종(禪宗)의 고승 난케이도류(蘭渓道隆)를 불러들여 일본최초로 본격적인 선종도장으로 창건했다.


   그리고 간토(關東) 지역 약 500여 개의 임제종(臨濟宗) 겐쵸지(建長寺) 파 사원의 총본산이다. 

   지금도 종각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면 수행 중인 많은 스님들을  볼 수 있다. 광대한 부지에 펼쳐진 사원건물들은 엄숙하고 웅장한 분위기다. 창건 당시에는 탑두(닷츄, 塔頭 : 본사 경내에 있는 작은 사원)가 49개소였으나 화재 등으로 소실된 후 에도막부(江戶幕府) 시대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 가문이 부흥시켜 현재 12개가 남아있다.     

향로와 건장사 산문(三門)

   매표소에서 산문까지 좌 우측에 줄지어 심어져 있는 고목 같은 벚나무를 볼 수 있다. 주요 건축물로는 교토에서 이축한 소문(総門), 동판으로 얹은 지붕의 산문(三門)이 있다.

건장사 법당(法堂) / 건장사 불전(佛殿)

   도쿄의 죠죠우지(増上寺) 뵤쇼(廟所: 선조나 귀인의 영을 모신 장소)를 이전해 온 불전(佛殿)이 있다. 바로 다음 건물이 주지의 설법을 들을 수 있는 간토(關東) 최대의 법당(法堂)다.

백송(수고 13m, 가슴높이 둘레 6.5m)

    불전 앞에는 수령 760년이 넘는 백송(柏槇 びゃくしん, 白松)있다.


   선종 사찰임에도  지장보살이 본존이 있는 이유는 이곳에 원래 지옥 계곡이라고 불린 죄인의 처형장(處刑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층 누각 형식의 득월루가 있다. 달의 정취를 충분히 바라본다는 의미다. 앞에서 언급했던 이 연못은 꼭 한번 보아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정원이기 때문이다.

득월루와 정원

 

득월루 내부 복도 / 정원 (국사적)

칙사들이 다녔다 하여 당문(唐門)이라고 불리는 반원형 물결무늬가 있는 문이 있다. 금으로 도금된 문이다.

가라몬(당문, 唐門) / 연못 정원으로 들어 가는 입구(건물 좌측)

   당문 좌측 출입구를 지나 우측 산책로를 따라 올라 가면 산중턱에 반승방(半僧坊)이 있다. 독수리 입과 날개에 칼을 든 사람 형상의 동상이 있다.  어릴 적 본 만화 주인공많이  닮았다. 건장사를 수호해 주는 신이 현신하였다는 곳이다. 주변에는 잘 가꾸어진 울창한 나무숲이 있다.

   

반승방(半僧坊)

   반승방에서 돌계단을 타고 엔카이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건장사 전경과 가마쿠라 시내와 해변이 한눈에 보인다. 후지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건장사로 진입하는 또 다른 코스로는 코난다이역에서 하차하여 소방서 건물 사이 골목길로 들어 서면, 자연 속을 거닐 수 있는 천혜의 엔카이산 산책로가 있다. 약 두 시간 거리다.

후지산 전망대

건장사 경내  안내 : https://www.kenchoji.com/access/#a3     


   글이 길어져 몇 차례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다음 회는 쓰루가오카하치만구(鶴岡八幡宮) 방향으로 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요코하마   구석구석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