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틀스타 Oct 18. 2020

결혼하고 잘한 일.

난생처음 차려본 아빠의 생일상

난생처음 아빠의 생일 상을 차렸다. 미역국, 제육볶음, 계란말이, 부추전!


결혼하고 나니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효도를 다 하게 된다. 부모님께서는 사위를 너무 좋아라 하신다. 특히, 아빠는 외식이라면 항상 걸어서 집 앞에 가는 것이 전부였는데, 사위가 생기니 싱글벙글 차를 타고 저수지에도 가서 기꺼이 밥을 먹는다. 귀찮아서 어디 나가는 것을 참으로 귀찮아하는 우리 아빠는 매주 대전에 놀러 오고 싶어 한다. 우리가 보고 싶다고. 사위를 보기만 해도, 시집간 딸내미가 사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그리 좋으시단다.


결혼하기 전엔 일하느라 바빴고, 데이트하느라 바빴고, 친구들 만나느라 바빠서 나 역시도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을 키울 수 없었다. 집에서 매일 보니까, 집에서 볼 수 없는 일과 사람들에게 정성을 쏟았다. 그러다 결혼하고 나니 고생한 부모님의 삶이 자주 생각나 고마움에 아쉬움에 할 수 있으면 한 번이라도 더 웃게 만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은 59번째 아빠의 생일. 이렇게 활짝 웃고 기뻐하는 아빠와 엄마의 모습은 결혼 전엔 보지 못했다. 아빠와 엄마에게 다정한 남편 H 덕분이다. 


난생처음 아빠의 생일 상을 차렸다.


(영상캡쳐) 우리 아빠가 이렇게 해맑게 웃다니. 사위 앞에서는 무장해제.


결혼하고 효도를 다 해본다. 우리 아빠와 엄마는 너무 행복해했다. 함께 생일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끄고, 맛있는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커피도 마셨다. 



어색할 텐데 다정다감하게 이야기도 잘해주는 H와 마냥 좋아라 하는 아빠와 엄마에게 고맙다. 

"H 고마워요! 우리, 아버님 어머님 생신도 맛있는 음식 차려드리고 축하해드리자!"

우리 부모님들, 앞으로 생일상 차려드릴 테니 오래오래 함께 있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한창 부모님이 보고 싶을 나이, 서른 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