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진영 May 11. 2022

인간은 system 속의 존재다 (1편)

개별 개체로서의 인간은 system 속의 존재다.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는 여러 중복되고 겹쳐진 레이어 형태의 system들로 이루어지고, 개인의 행위는 이 system을 벗어나거나 이와 상충되거나 혹은 system을 공격하는 형태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아니 지속가능성이 없다. 이는 그 개인이 사회에 붙어있는 근거 자체를 공격하는 모순이기 때문이다.


곳곳을 둘러보면 system의 허점을 노리거나 시스템 자체를 공격해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이익을 내고, 이런 수완을 자랑하거나 권장하는 서브컬쳐가 있다. 지금에야 언론에 실비보험 지급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백내장 수술을 과잉집도하거나 무릎인공관절수술, 멀쩡한 허리까기 등 몇 가지 유명한 종목들이 있다. 도수치료는 최신 각광받는 종목이다. 이런 소위 의사들 사이에서 추앙받고 부러워하며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과잉진료 행위들이 사실상 system의 허점을 철저히 공략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business에서는 이런 식의 접근법 자체가 통하질 않는다. 이는 지극히 정보비대칭의 상황 (의사의 정보우위)에서 마치 미국 서부 개척기에 깃발만 꽂으면 자기 땅이 되는 것과 같은 비슷한 예외적 상황이고, 현재는 이 비용들을 커버하는 실손보험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시스템의 견제장치가 발동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올해부터 실손 지급 기준이 까다로워진다고 한다.)


애초에 이 전체 구조가 눈에 보이는 사람은 system의 허점을 이용하면서 바닥에 주저 앉아 있을 수 없다. 그 system이 과도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 그런 허점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이 게임의 참여자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낮아진 수익률을 커버하기 위해 선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system은 맞대응을 시작한다. System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거나 밸런스를 깨는 행위들은 사실 장기적으로 시스템 그 자체에 의해 제지되거나 견제받는다.


그래서 필자는 의사들 사이에서 이렇게 시스템의 허점을 마구 공략하면서 마치 대단한 것인양 자부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길 비교적 꺼리는 편이다. 그들은 이렇게 허점을 공략하는 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스템은 이 허점공략행위가 허용가능한 레인지를 벗어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맞대응을 한다.


그렇다면 개인의 입장에서 어떤 전략이 최선일까. 필자는 길게보고 system의 일부가 되어 그 시스템의 발전에 기여하는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이는 필자의 오랜 경험과 실험들 끝에 내린 결론이다. System을 공격하고 적대하지 말고 system의 일부가 되어 핵심 포지션을 차지하고 탑을 올라가자는 말이다. 이게 단기수익률이 좋지 않아서 선호받는 선택지는 아니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더 좋은 길이라 판단된다. 결국 시스템의 핵심 포지션을 차지하면 나중에는 시스템의 힘 일부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이게 실제 가지는 파워가 단순한 현금덩어리나 다른 힘 덩어리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개별 개체로서의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사회 system들 속의 존재다. 단기적으로 system의 허점을 이용하여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시스템 밖으로 내 자신을 내던지는 행위이며 사실상 더 큰 기회인 시스템 내에서 성장하고 시스템의 정점에 설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 이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상 깊은 고찰과 경험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전 25화 하이 클래스에 속하려는 노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