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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루틴을 짓고 있습니다.

유연성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루틴을 짓고 있습니다.

by 문 진영

최근에는 삶에 루틴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 역시 정지우 변호사 겸 작가의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라는 책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삶은 결국 여러 유연성 있는 루틴의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지우 작가는 루틴이라는 말 대신 '시스템'이라는 말을 씁니다. 아무래도 '시스템'이라는 단어가 더 유연성 있어 보이긴 합니다.) 루틴은 우리의 삶을 확립해 주고, 잡아주고, 또 얼핏 불가능해 보였던 여러 성취를 가능하게 합니다.


루틴이 있으면 감정기복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 진료를 하는 것 외에 제 루틴은 1. 휴일과 저녁을 이용하여 SCIE급 논문을 꾸준히 작성하고 리뷰받고, 리비전 하는 것, 2. 유튜브 채널 '논문으로 말아주는 건강상식'에 의학 논문 해설 영상을 꾸준히 올리는 것, 3. 브런치에 제 생각을 담은 글을 꾸준히 올리는 것, 4. 자녀들을 양육하고 아내와 가정을 꾸리는 것, 5. 자본투자행위를 하는 것, 이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잠시 중단했던 유튜브 채널에 의학 논문 해설 영상 업로드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5번 항목, 자본투자 행위에 대한 루틴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좀 필요합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지만 저는 미래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점차 증가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의해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사라지진 않겠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상거래는 추세적으로 감소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할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는 전반적 인구감소가 하방요인이긴 하지만 1. 좋은 주거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는 점, 2. 좋은 아파트 단지의 공급 자체가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을 위시한 온갖 국토 관련 법령과 조례에 의해 제한받는다는 점 (한 마디로 공급을 정부가 통제한다는 점) 때문에 무작정 밝게 보기도, 어둡게 보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거용 부동산은 전 국민의 주거안정성과 관련이 있고, 자칫 정권의 지지기반을 흔들리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기에 절대로 투자 및 투기의 대상으로 그냥 자유롭게 풀어주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점입니다. 현재도 1 가구 1 주택 보유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세, 보유세 등에서 크게 불이익을 보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결국 저는 지난 10년간의 제 주특기인 금융 그 자체에 투자하는 것을 루틴으로 삼으려 합니다 (금융, 증권, 채권, 주식, 파생, 외환, 금속, 농축산물, 기업금융, 메자닌 등 모든 금융 그 자체). 이를 위해서 매일매일 투자에 대해 생각하고 결정하는데, 특히 행운과 불운의 배치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려 합니다. 제 경험상 투자란 것이 행운의 기간이 와서 돈을 크게 벌고, 이어서 불운의 기간이 오면 행운의 기간에 번 돈 중 상당 부분을 되돌려주게 된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았습니다. 그래서 불운의 기간이 오면 과감하게 투자를 중단하고, 한 동안 쉬면서 논문 작성 등에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혹은 기회가 된다면 직전 행운의 기간까지 제게 행운을 안겨주었던 금융 포지션의 반대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불운 기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에 투자를 아예 중단하는 극약처방까지 감수하는, 그런 안정적 루틴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본업이든 투자든 어차피 평생 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급적 수익이 지속적이 되게끔, 그리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게끔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자본투자와 관련된 루틴을 확립하는 것이 제 삶을 더욱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지우 작가/변호사님의 책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와 같은 논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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