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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존경받으려고 하지 말자

돈하고 존경받을만한 점은 수학적 독립이다.

by 문 진영

살다보면 돈을 많이 모으거나 부동산 투기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이, 돈으로 주변 사람들이나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려는 경우가 있다. 필자는 그런 경우를 좋지 않게 본다. 사업으로 돈을 벌었었도 마찬가지이다. 존경받을 만한 특성과 돈이 많은 것과는 수학적으로 독립이다. 즉 별다른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사업이나 부동산 투기로 돈을 많이 번 것에 어떤 존경 받을만한 점이 있을까? 해당 국가가 경제발전 스텝에 있는 개발도상국이라 시기가 좋았거나 운이 좋았던 경우도 상당히 많다. 개발도상국의 급속히 성장한 재벌기업들이 그렇다.


필자는 예를 들면 학회에 갔는데 돈 많은 사람이 자신이 돈이 많다면서 별로 들을 만한 정보가 없는, 즉 정보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강의를 앞에서 한 시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돈이 많은 것은 존경받을 만한 가치라기 보다는 부러움을 살만한 가치이며, 그 부자 자신의 인생이 풍요로운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이, 듣는 사람이 기꺼이 시간을 내고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가치 있다는 이야기이며, 이는 쉽사리 쌓아올릴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필자와 같은 전문가들이 모인 학회 자리에서는 무언가 정보가 될만한 학술적 이야기를 해줘야하는데, 이는 상당히 많은 집중과 시간을 연구자/실무자에게 요한다. 꼭 학술적 내용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 그리고 존경받을 만한 이야기를 하려면 좀 다른 것이 필요하다. 그냥 돈을 많이 모았다, 투자의 전문가다, 사업을 열심히 했다, 이런 이야기로는 부족하다. 당대에 부를 엄청나게 일궜어도 그 부자 개인의 특질이나 성격 등은 별로 존경할만한 점이 없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존경할만한 사람이란 것과 부를 많이 쌓았다는 것은 독립이다. 이를 헷갈리지 말고 부를 많이 쌓은 부자가 존경까지 얻으려고 억지 논리를 부리거나 하는 일이 줄었으면 좋겠다. 필자가 보기에 그렇게 억지를 부리는 논리들은 허점이 굉장히 많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에 그런 논의가 학술적 맥락이 지배하는 곳에서 이루어졌다면 철저하게 깨지고 무대 뒤로 퇴장하는 일을 겪었을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부자가 된 것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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